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추천도서2010.06.05 17:38

청소년을 위한 우리미술 블로그
_ 송미숙/아트북스,2010-02-19 00:00:00

이론을 배우지 않을 때까지 미술은 절반 정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편이나 이게 중학교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이론을 배우면서 부터는 재미없는 과목으로 전락하게 된다. 연유야 어쨌든 마찬가지로 이런 미술장르의 책, 그것도 서양미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미술에 대한 책이 인기 있을리없다. 하지만 이렇게 ‘청소년을 위한’ 이란 문구에서 어렵지 않게 풀었을 거라는 나름의 짐작을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컴퓨터 사용이과 더불어 ‘블로그’ 는 아주 친숙해서 제목부터가 호감이 가는 책이었다.


요즘 출판사들이 블로그에 주목하여 앞 다투어 책을 내고 있음이 실감된다.


그러나 이 책이 정말 블로그에 올려진 글로 만들어 진 책이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편집상 블로그의 형식의 메뉴를 차용하여 category나 recent comment를 통하여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게 하여 책 속으로 블로그를 들여왔다고나 할까?


삼국시대 고분 벽화부터 현대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그림과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읽다보면 살짝살짝 역사를 끼워 맞출 수 있어서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힐 듯하다. 그래서 앞부분을 읽다보면 약간은 역사책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벽화로 시작되는 사신도니 무용도니 하는 것들이 역사책에 반드시 실려 있는 중요한 내용이므로.


이중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조맹부(원나라 화가)의 ‘낙화추색‘이란 작품엔 낙관이 아주 많이 찍혀있으며 이와 더불어 제발(제사와 발문)의 흔적이 굉장하다. 그림을 높이 평가한 감상자들이 앞 다투어 제발과 낙관을 남겨 놓은 뛰어난 작품이란 평가를 읽은 순간 우리의 세한도가 생각났다. 추사의 세한도 역시 발문의 길이가 10미터가 넘어서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친다. 또한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된 것(권화)은 감상평을 나누고 감상자의 서명 남기기를 즐겼기 때문에 그림을 가로로 길게 만들게 된 것이라 한다. 세한도는 뒤쪽에 김정희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도 나온다. 안 나올 수가 없겠지^^


조선시대의 미술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이는 영.정조 시대가 학문과 예술의 부흥기였기 때문일게다. 다루는 인물도 많고 할 얘기도 많은게.ㅎㅎ


조선 미술의 특징을 몇 가지 꼽을 수 있는데 초상화가 발달했다는 것, 그 이유를 유교로 보고 있는데 충.효를 중시했던 당시 제사를 지내기 위해 초상화와 위패를 사당에 모셔 놓았는데 이때 사진 대용으로 초상화가 그 역할을 한 것이란다. 그중 윤두서의 자화상에 대한 해석이 책마다 명확치 않은데-얼마 전 딸이 <미술로 보는 우리 역사>를 보면서 책이 이상하다고 물어왔다. 원래 상반신을 그리지 않았다고 되어 있는데 자기가 다른 책에서 읽은 바로는 그렸는데 오래되어 스케치 된 부분이 안 보일뿐이라고 의아해 했고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의문을 완벽히 해소된다. 유탄에 의해 그려진 밑그림은 점착력이 약해 쉽게 지워지며 1995년에 발견된 ‘조선사료집진속’ 자화상의 옛 사진에는 도포를 입은 상반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는 사진이 실렸다. 이 그림이 귀를 미처 그리지 못한 미완성인 것은 맞으나 애초에 상반신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강렬한 눈빛의 윤두서 자화상은 많은 책에서 소개되고 있기에 95년 이전에 발행된 책이라면 상관없지만 이후에 발행된 책이라면 고쳐져야 마땅한 부분이다.


또 제 눈을 찔러 애꾸가 된 화가 최북의 이야기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더구나 그는 호생관-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화가-이지 않던가. 그럼에도 거만한 양반의 태도에 화가 나 못 그리겠다며 일절 타협하지 않고 직선적인 그는 제 눈을 찌르는 행동을 한다. 그가 그림을 잘 그렸음은 물론이다.


현대 미술가 중에서는 자신을 눈을 찌르진 않았지만 실명하였지만 크게 이름을 날린 박수근도 있기는 하다. 그림 그리는 화가가 눈을 다친다는 것은 대단히 치명적일 텐데 말이다.


근.현대 미술가들은 오지호나 변관식과 같은 인물을 제외하면 아주 익숙한 편이다. 김환기, 이중섭, 장욱진 등.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은 맘에 드는데 오자[55쪽 괄호 속 한자는 맞게 표기 되었으나 낙관은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인데 낙관성지로 나와 있다]가 있었다는 것, 그림에 대한 설명에 앞서 그림부터 보여주면 좋은데 그림은 뒷장을 넘겨야 하는 것은 정말 번거로웠다.


내용이 맘에 들어 더 아쉬웠다.



- written by 희망으로
신고
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추천도서2009.09.19 21:04
 

#  청소년,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청소년기는 불씨와 같은 시기인것 같다. 자신을 매혹시키는 일이나 대상을 만나게 되면, 자신을 연소시켜 활활 타오르지만, 차갑고 냉랭한 여건 안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매일 반복되는 등교와 도망치면 체벌과 꾸지람이 따르는, 불잡아두기만 하는 학교를 생각하면, 군대처럼, 그때로 돌아가라면 절대 응하고 싶지 않은 시기이다.
 
  아이들과 청소년 인권 보호대상자들이 모여, 청소년을 문제의 대상이 아닌, 인격을 갖춘 ’존재’로 봐달라는 책이 나왔다. 대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딱 1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교 1년 사이, 아이들의 인격이 급상승한 것도 아닌데, 왜 대학생들의 차림새는 규제하지 않고, 고등학생의 차림새에는 규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청소년 인권이 나아지지 못하는 이유는 관심의 대상도 적고, 통제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 나와 절실한 연계가 없는 청소년 인권 문제라 생각하니, 그다지 마음이 와 닿지 않았다. 예쁜 조카들과 만약 내 아이들이 태어나 학교의 과정을 밟게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내 일은’ 직접적으로 아니지만, 결국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문제라 생각하니,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책을 읽게 되었다.
 
 
#  아직도 남아있는 획일주의, 통제 위주의 시스템을 학교에서 발견하다.
 
 
  책에서는 입시경쟁의 사회구조, 교사와 청소년과의 관계, 학교를 다니지 않는 비학교-청소년의 인권, 청소년 노동인권, 친권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걸 결정하는 어른과의 갈등, 동성애와 성인식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청소년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모두가 머리를 짧게 자른다고 해서 학업성취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생각한다. 통일된 복장을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나 교육감 등의 위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어른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을 뿐이라 생각한다. 두발문제와 복장규제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변명과 저자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10여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 발자국에 머물러 있음을 알게된다.
 
  학부모들도, 교사들도 다 복장규제와 두발문제에 동의하지 않았을텐데, 왜 사회는 변하지 않는걸까?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모든 사회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의 원인은 무관심에서 시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지하지 않는, 굳이 나서지 않는 과정에서, 변화는 일어나지 못하고, 정체되고, 당사자들은 지쳐버리게 된다.
 
  당연히, 복장규제를 풀면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고, 두발문제를 개방하면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다. 문제가 생겨났을 때, 구성원들과 진지하게 토론해서 변화하는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안된다고 규제만 하는 시선에서, ’청소년’을 ’문제’의 대상으로,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 유지됨을 인식했다.
 
  사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자극적인 내용들을 보면 지금의 10대들은 무섭고 두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성인들이 청소년이었을 때에도,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고, 불온한 시선으로 보았다는 점이 알 수 있다. 대화하기보다, 이건 나쁜거니까 하지 않아야 해, 넌 몰라도 돼, 어른들이 어련히 알아서 좋은 길로 유도할까, 이런 말들이, 결국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른들에게 종속하게 만드는 아이어른을 만드는 일의 연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애들이 문제라는 시선이 아닌,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고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하는 시대.
 
 
  ’인권’이라는 시선에서 접근한 책이기에, 의무는 없고 부당한 권리를 침해받는 사례와 변화의 주장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기에, 청소년 내에서도 변화를 바라는 아이와 그냥 이대로 지냈으면 하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 아이들이 공통된 시선을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은 청소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 생각한다. 제목처럼,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건방진 것들’, ’고생을 해 봐야지’라는 어른들의 시선을 충분히 만족하는 책이기도 하다. 어쩌면 변화는 익숙해진 시선을 고치려는, 다른 곳을 바라보는 고통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교육이 바로서면, 그 나라의 백년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입시경쟁의 문화, 좋은 대학이 더 나은 경제적 여유의 기회를 줌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 우수한 성적이 1등급 쇠고기처럼 우수한 품종으로 선택되는 사회는,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 적기에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해도 후진국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을 ’문제’의 시선이 아닌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보수적이고, 아이가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부모에게 마음이 들지 않겠지만, 지금 아이들의 생각은 여기까지 나아갔음을 인식하는 점은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누구라도 아이와 연관되지 않는 삶을 사는 이는 없다 생각한다. ’나’만의 문제가 아닌, 내가 사랑하는 이가 겪어야 할 문제라 생각이다. 교사가 억지로 아이들을 단속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사회가 나아가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생각한다. 단시간에,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외면한 채로, 자기의 일에 몰두하는 이 시간에도, 아이들의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 보호해야 하는 시선이 아닌, ’인격’적으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라는 시선에서, 꼭 책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 건강한 꿈을 안고 사회를 살아야 하지만, 특히 청소년 시기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괴로워하고 꿈을 잃어버리는 시기가 아니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청소년 때 느꼈던 마음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잠재의식에 남아있기에, 청소년 인권에 대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사회구성원으로서 고민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작은 관심과 대화를 계속해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면서, 조금씩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간다 생각한다. 아이들의 외침을 들어야,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점이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힘들었어도, 아이들은 그 과정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따뜻한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 청소년인권 이야기
_ 공현 (지은이)/메이데이,2009-04-06 00:00:00
- written by 비..

 

신고
Posted by 리더스가이드
결핍의 현실을 보여주는 두 개의 청소년 소설

                                                               - 김보일



자율형 사립고가 생기고, 국제중학교가 생겨나면서 대한민국은 가히 입시의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형국에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께서 지난 2009년 7월 2일 대교협 하계 세미나에서 “한국교육이 잘되고 있다는 게 소문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두 번이나 한국교육을 본받으라고 했다.”는 발언을 하셨다.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맞아 6학년을 중심으로 보충수업, 특별반 운영 등을 실시한다는데, 그것을 본받으란 말인가, 학교수업, 과외, 학원, 보충 수업 등에 떠밀려 4~5시간도 자기 어려운 한국 청소년들의 불행한 현실을 본받으란 말인가, 두발 단속, 복장 단속, 아침 자율학습, 야간 자율학습, 보충수업, 교내 특별구역 청소 등 대한민국의 권위주의적 교육문화를 배우라는 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23만 3000원을 아낌없이 지출하는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교육열을 배우라는 말인가.
밖에서 볼 때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이 멀쩡해 보일 수도 있겠다. 2008년 기준, 중학생의 고교진학률은 사실상 100%이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도 84%에 육박한데다, 1년에 책을 읽지 않는 국민들이 10명중 30명이라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최고가 아닌가.
그러나 오바마가 대한민국 고등학교에서 머리털을 깎여봤겠나, 아님 엎드려뻗쳐에 비지땀을 흘려봤겠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가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가 자율학습을 해봤겠나, 물 건너에 있는 그가 대한민국 학교의 속사정을 알 까닭이 없다.
공생의 의미를 아는 인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민주시민, 민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율적 인간, 문학과 예술을 아는 심미적 인간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좋은 말은 교과서에는 있다. 아예 차고 넘친다. 그러나 학교에는 없다. 교실에도 없다.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결핍의 현실이 자꾸 ‘여고괴담’류의 호러무비와 소설과 같은 서사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결핍의 서사는 아프고 쓰리다. 마치 불온서적을 읽는 것처럼 과히 편하지가 않다. 누군가에게 검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편안한 독서를 방해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대한민국 청소년 문학 독서 시장에는 결핍의 서사가 많지 않다. 사계절에서 재출간된 『내 마음의 태풍』과 신간,『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는 그 많지 않은 결핍의 서사 가운데 하나다.

『내 마음의 태풍』의 배경은 유신체제 말기인 1970년대 후반이다. 그 시절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필자의 친구나 동료들 중에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회고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물론 그 시절에 입시경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과외나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시절은 엄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폭력은 일상이었다. 유하 감독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가 보여주듯 툭하면 ‘원산폭격’에 ‘빳따’였다. 권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여간한 ‘깡다구’가 필요한 시절이 아니었다. 『내 마음의 태풍』은 학도호국단으로 상징되는 그 시절의 질곡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자칫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회고적 낭만주의와 감상주의와 섞이기 십상이지만 이 소설은 그런 위험을 현명하게 비껴간다. 그림에 소질이 있고 낙천적인 김민기, 순수하고 여린 시인 지망생 한경민, 매사에 태평하고 명랑한 윤재국, 형이 교도소에 수감돼 세상을 일찍 안 김정희, 이 들의 네 명의 주인공들은 문집 ‘태풍’을 만든다.
‘태풍’은 무엇인가. 이들에게는 단순한 문집 그 이상의 것이었다. 억압당한 꿈과 욕망, 가슴에 짓눌렸던 응어리, 채 울음으로 새어나오지 못한 울음이 곧 태풍이었고, 말하고 싶었어도 말하지 못한 말, 외치고 싶었어도 외치지 못한 외침이 곧 태풍이었다.
어른 세대들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한다. 그러나 어른 세대들은 줄기차게 청소년들에게 입시와 성적이라는 현실을 강요한다. 1970년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내 마음의 태풍』이 현재성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970년대가 언젠가. 바로 성장만이 능사였던 시대였다. 2009년의 현실은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2011년까지 자사고, 외고, 과학고, 국제고에 자율형 사립고 100개가 더해지면 평준화는 해체되고 고교 입시가 사실상 부활하게 된다. 어떤 보수신문의 주장처럼 수능성적을 학교별로 공개하여 전국의 고등학교를 수능성적이라는 기준으로 일렬로 줄 세우기가 가능해지면 토론식 교육이나 대화식 교육,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건전한 심신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생겨난 특기적성 교육, 역시 찬밥신세가 된다. 바로 이런 현실이 『내 마음의 태풍』이 다시 읽힐 수 있는 자리다. 재출간이 의미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내 마음의 태풍』이 고등학생들의 자치 문집인 ‘태풍’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서사라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는 인터넷 학교신문인 ‘목소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서사다. 두 소설 모두 문집과 신문이라는 매체가 서사의 주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다. 매체란 자신들만의 목소리와 주장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매체들이란 교육 권력자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매체일 뿐이다. 교지가 그렇고, 학교 홈페이지가 그렇고, 학교신문이 그렇다. 그 속에 학생들의 속 깊은 목소리와 칼라는 없다. ‘태풍’과 ‘목소리’는 그런 얌전하고 고분고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다. 그렇다고 ‘I’m a loser baby, so why don’t you kill me?’와 같은 식의 반항적인 하드록의 샤우팅이나 힙합의 하위문화적인 상소리를 마구 내뱉지도 않는다. 사뭇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이 진지함은 이 소설들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어떤 비극의 순간에도 웃을 줄 아는 인간들이 곧 청소년들이 아닌가. 그들의 나이는 천성적으로 낙천적이고 발랄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그러나 이 두 소설에서 현실의 무게가 그들의 발랄함을 앗아간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의 작가는 분노와 슬픔, 부끄러움의 힘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현실은 고통스럽기 이를 데 없지만 어른들은 ‘사회와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은 당연하다’는 논리로 짐짓 아무 일도 아닌 듯 모른 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웃음’은 현실에 대한 응전이 아니라 현실로부터의 도피일 수도 있겠다. 두 소설 모두 웃음의 전략 대신에 비장의 전략을 택했다.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에 정면으로 부딪혀 보겠다는 심산이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는 고등학교 2학년 찬오가 자살함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된다. 찬오는 죽기 전 1학년 때의 반 친구를 찾거나 전화를 걸어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만 누구도 그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 찬오에게 "미안해"라는 말은 살고 싶어, 살 수 있게 도와달라는 구원의 절규였던 셈이다.
찬오의 죽음에 모두가 쉬쉬한다. 학교 홈페이지 안에 있는 인터넷 학교신문 ‘목소리’ 역시 침묵한다. ‘목소리’의 편집진인 학생기자단은 학우의 사망 사건을 놓고 편집회의를 열지만 침묵만 흐를 뿐이다. 지도교사인 서용현 선생이 단순 보도 기사를 내보내자는 결정이 났는데, 회의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영우가 나서서, 찬오의 자살에 대해 기획특집 기사를 내보내자고 주장한다.
소설은 민제와 영우, 승욱이가 기획특집을 각자 1회씩 작성하여 모두 3회 내보내기로 한 후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보여준다. 바로 이 우여곡절을 들여다보는 일은 학교의 폐쇄성과 비민주성을 들여다보는 일에 다름 아니다. 결국 ‘목소리’는 폐쇄된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결말 때문에 이 소설이 우울하게 읽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설은 비극을 통해 희망을 말한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목소리’가 만연한 현실이 오히려 비극이 아닐까. ‘목소리’의 폐쇄는 아직도 그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내 마음의 태풍』이 1970년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간파하고 폭압적인 시대를 넘어 자신들의 꿈을 표현하려 했던 청소년들의 시도를 진지하게 보여주었다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는 강태준 교사가 이끄는 1학년 8반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밀도 있게 묘파함으로써 성적 지상주의, 입시 위주 교육의 억압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두 소설은 모두 비극을 말하고 있지만 모든 비극은 궁극적으로 비극의 종말을 꿈꾼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알지랑
추천도서2009.08.14 12:02

◈영유아/어린이

 
『학교는 왜 가야 돼?』- 나의 첫 철학그림책 1
브리지트 라베 지음 | 에릭 가스테 그림 | 이희정 옮김 | 문학동네 | 8,000원

회사에서 지쳐 돌아 온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을 내뱉자, 주인공 마로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도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한다. 엄마와 아빠는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자상하게 설명하지만, 정작 마로는 왜 그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의 새 필로와 질문에 대답하면서, 마로는 스스로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아이와 철학하기 코너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앎‘고 학교의 역할을 짚어 본다. 학교는 지식을 축적하는 곳일 뿐 아니라, 관계에 대한 앎 즉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곳임을 생각해 본다.





 
『규칙은 꼭 지켜야 돼?』-나의 첫 철학그림책 2
브리지트 라베 지음 | 에릭 가스테 그림 | 이희정 옮김 | 문학동네 | 8,000원

아빠의 차를 타고 산길을 달리던 마로는, 경찰도 없는데 왜 아빠가 제한속도를 지키는지 모른다. 보는 사람도 없고, 벌주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규칙을 지키는 걸까? 마로의 엄마와 아빠의 친절한 설명이 마로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의 새 팔로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마로는 스스로 규칙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왜 그것이 중요한지 깨닫는다.
아이와 철학하기 코너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만들고 지키는 놀이 안의 규칙을 생각해 본다. 또한 강제가 아니라 스스로 규칙을 지키게끔 하는 ‘관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칭기즈 칸』
호르디 카브레 지음 | 아프리카 판로 그림 | 김영주 옮김 | 미래아이 | 10,000원

오랫동안 어둠 속에 감춰져 있던 몽골 인의 역사서 <몽골비사>를 바탕으로 한 내용에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버무려 칭기즈 칸의 생애를 재구성하였다. 이 책의 특징은 오랫동안 서구인의 관점에서 야만적이고 무자비한 침략자로 평가된 칭기즈 칸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정복자로 알려진 칭기즈 칸에 대한 진실과 모험의 여정을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자.





 
『지도로 배우는 우리나라 우리고장』- 서울.경기 편
정명숙⦁양대승 지음 | 유남영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9,800원

우리나라에 대한 지리적인 정보 습득과 함께 행정, 산업, 교통, 역사, 전설, 인물, 문화재, 전통 시장, 특산물, 볼거리 등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키울 수 있도록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못 다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았다. 보기 쉽게 분류된 지도와 각 지방의 볼거리 및 관광지를 담은 풍부한 사진 자료는 아이들에게 생생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며 사회, 역사, 지리 공부가 저절로 되는 우리나라 우리 고장 이야기이다.





 
『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
브라이언 지음 | 박병철 옮김 | 승산 | 12,000원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베스트셀러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저자이기도 한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이 아들에게 들려주었던 우주 이야기를 토대로 펴낸 우주 과학책이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블랙홀에 대한 시간과 중력의 관계를 어렵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펼친다.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나 평소 과학을 접할 일이 없었던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언젠가는 우리에게 일어날 이야기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 주고 과학에 대한 열정을 심어줄 만하다.





『노빈손 미스터리 별 화성 구출 대작전2』
박경수 지음 | 이우열 일러스트 | 뜨인돌 | 9,500원

1권에서 미스터리를 맛봤다면 2권에서는『스타워즈』를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 장대한 우주 스펙터클 모험담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완결 편답게 액션뿐 아니라 흥미로운 지적 유희가 가득한 노빈손 시리즈 특유의 에듀테인먼트가 살아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화성대백과』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화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줄 유익한 정보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었다. 미래의 우주 과학도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내 이름은 미미』
소중애 글 | 장지선 그림 | 문원 | 8,500원

『내 이름은 미미』의 주인공 미미는 겉보기에는 어눌한 말투와 행동, 기우뚱 치켜떠야만 잘 보이는 눈, 어딜 봐도 '유사 자폐증'이지만 사실은 야무지고 굳센 '속똑똑이'다.
미미는 험난한 학교생활에 혼자 힘으로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고, 급식실을 알아내어 밥을 먹고, 학교 컵이 불결하다는 걸 알고 자기 컵을 갖고 다닙니다. 어찌 보면 조금 얄미울 정도의 슬기로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며 삶을 개척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미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더 큰 자폐증을 잔잔한 목소리로 따져 묻고 스스로 '행복한'우리에게 참된 행복과 사랑이란 무엇인지 되묻게 해주는 책이다.
미미의 짝인 '착하고 똑똑한 아이' 수연이를 통해 외적인 면모와 '일등주의'에 집착하는 우리 현실을 단면을 엿볼 수도 있다.





 
『우리 엄마 팔아요』
바르바라 로제 글 | 케어스틴 그림 | 이옥용 옮김 | 담푸스 | 9,000원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은 '지금 있는 진짜 엄마'가 아닌 다른 엄마랑 살고 싶다는 발칙한 상상을 해봤을 겁니다.
『우리 엄마 팔아요』는 아이와 엄마 사이의 심리를 여자 아이 파울리네가 엄마를 팔고 새엄마로 바꾸러 다니는 모습을 통해 깜찍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동화 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이 이야기는 어린 독자와 부모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공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정상에 오르기 3미터 전』-시공 청소년 문학-32
롤랜드 스미스 지음 | 김민석 옮김 | 시공사 | 9,000원

웃음과 눈물이 펑펑나는 빼어난 성장 소설이며 살아 숨쉬는 캐릭터, 현대 청소년들이 맛보기 힘든 모험 소설이며 삶을 ‘감동’으로 갈무리하는 작품이다. 한 소년이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비롯하여 주변사람들과 진정한 화해를 이루며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그려낸다. 또한 주인공인 피크의 눈으로 바라본 삶과 죽음, 가족과 사랑에 대한 고찰을 드러내기도 한다. 툭툭 던지는 농담, 유치한 듯해도 예리한 이죽거림과 알면서도 모른 척 딴청 피우는 능청스러움 등 억지로 구미지 않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에 잔잔하지만 긴 여운이 남는 감동이 있다.





 
『왜 하지 말라는 거야?』
마르크 캉탱 지음 | 브뤼노 살라몬 그림 | 신성림 옮김 | 개마고원 | 10,000원

얼핏 보기에 사춘기의 청소년에게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몸의 성장’이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진정한 의미는 부모로부터의 정신적 독립이 최초로 시도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마음의 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마음의 성장을 일궈내는 힘은 낯선 현실세계와의 부대낌을 통한 ‘사회적 성장’에서 나온다. 이 시리즈는 바로 이런 청소년기의 정신적?사회적 성장과 관련된 주제들을 철저히 청소년들의 일상에 기초해 풀어내고 있다.
시리즈의 첫 권인 이 책은 ‘금지’의 의미를 묻는다.







 
『영어의 신 엄마가 만든다』
김지수 지음 | 서울문화사 | 12,800원

2007년 52:1, 2008년 23:1 경쟁률을 뚫고 청심국제중에 입학한 5명 아이들의 영어 공부 비법과 이 아이들을 순수국내파 영어 영재로 키워낸 엄마들의 특별한 10년 코칭법을 소개한다.







 
『1등처럼 공부하지 마!』
신수정 지음 | 늘봄 | 12,000원

대학입시 및 특목고 입시 개선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입학사정관제의 핵심 전형인 자기 주도 학습 능력 평가를 어떻게 준비할 지에 대하여 안내하는 책이다.

잠재적 능력과 자질, 공부습관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5차원 공부 설계안, 수능과 내신 준비에 요긴한 시험 대응 전략, 잘못된 공부 습관을 교정하는 4개월 공부 개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문학

 
『책책책! 출판사 습격기』
조희경 지음 | 서해문집 | 9,500원

이 책에 소개된 출판사들은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 출판사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신뢰를 만들기까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노력과 고통의 시간들이 있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도 옳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아야 했고, 삶과 책 그리고 우리 사회를 함께 놓고 생각했다. 또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그 흐름에 휩쓸리지 않도록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래서 지금 그들은 쉽게 안주하지도, 만족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출판을 하는 목표는 베스트셀러도, 연매출 1000억도 아니기 때문이다.





 
『요걸스 다이어리』-스무 살, 요맘 때 만나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
이미선 지음 | 이안북스 | 12,000원

이 책은 지금껏 20대 여성을 겨냥한 다이어트. 패션, 뷰티, 연애 등등 식상한 패턴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실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우리가 일상적으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20대 여성을 보여준다. 예뻐지고 싶고, 연애하고 싶지만 돈은 없고 일상 팍팍한 20대, 그런 평범한 20대 여성들에게 친숙하고 편안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나눌 책이다.





 
『긴 노래, 짧은 시』
김정환 고형렬 김사인 하종오 엮음 | 창비 | 8,500원

약관의 나이게 시단에 나와 올해로 시력 40년이 되는 이시영 시인의 시선집이다. 이 시선집은 그의 등단 40주면을 축하하기 위해 가까운 후배 문인들인 김정화 고형렬 김사인 하종오 시인이 기획하고 엮은이로 참여했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이시영은 중요하면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시선집은 그의 시세계를 한눈에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13,000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전 세계 1000만 독자를 매료시킨 더글러스 애덤스의 작품이다. 영국의 대시인 콜리지의 시구에 감춰진 인류 탄생의 비밀과 우령처럼 다가오는 인류의 파멸.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크 젠틀리의 기상천외한 시간여행을 다룬 이야기로 전작에서 보여준 상상력 넘치는 유쾌한 유머를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다.





『다시 한 번 리플레이』
켄 그림우드 지음 |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12,000원

만약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런 독특한 발상을 한 작가는 켄 그림우드이다. 스티븐 킹의 <미저리>를 제치고 세계판타지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이자 세계최고의 SF판타지 작품목록에 언제나 상위권에 랭킹되어 있는 소설이란다.
43살의 라디오방속국 뉴스디렉터인 제프 윈스턴은 1988년 어느 날 갑작스런 심장마비 사망한 다. 그 후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1963년 18살의 제프 윈스턴으로 다시 깨어난다. 이전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믿기지 않는 상황과 죽음의 충격에서 벗어난 후 수많은 선택이 기다리던 대학 신입생 시절로 다시 돌아온 제프는 이전에 선택하지 않은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게 되는데…. 책을 잡으면 놓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작가는 인생은 무엇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제프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한상운 지음 | 로크미디어 | 10,000원

불을 이용하고 도구를 만들었던 시대와 일기단창으로 전장을 달리고 인류의 영역을 확장하던 시대, 연인의 창 아래에서 세레나데를 부르던 시대,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시대의 남성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몽둥이 하나 들고 매머드를 향해 덤벼들거나 레이디의 손수건을 부적처럼 가슴에 품고 다니거나 연애소설에 사로잡혀 목숨을 버리거나 모형 로봇을 열심히 수집하기도 하는 것 또한 그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지금, 오늘을 살고 있는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얼음공주』
한상운 지음 | 로크미디어 | 10,000원

아름다운 해변의 작은 어촌 피엘바카. 어느 추운 겨울 날 아침, 별장관리인 에일레르트는 별장 청소를 위해 들렀다가 화장실 욕조에서 손목을 그은 채 죽어 있는 한 여자를 발견한다. 살얼음이 낀 욕조 안에 마치 얼음공주처럼 누워 있는 그녀는 바로 집주인인 알렉산드라다. 그때 마침 근처를 산책 중이던 알렉산드라의 동창 에리카가 현장을 확인하게 되고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해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알렉산드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로 판명되고 사망 당시 임신 3개월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밝혀진다.

이 책의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는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유혈이 낭자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범죄 소설과는 차별을 두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 사건 자체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심리에 주목하며,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과 철학을 섬세하면서도 강력하게 풀어낸다.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이는 스웨덴의 천재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의 『얼음공주』는 추리소설 마니아뿐만 아니라 ‘괜찮은 추리소설’을 찾아 헤매는 독자들에게 ‘숨어 있던 보물을 발견한’ 감동과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인문/사회

『삽질공화국에 장도리를 날려라』
박순찬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13,900원

이 책은 MB 정권 출범 수개월 전(2007년 10월 30일)부터 출범 후 1년여의 시기(2009년 2월 25일)까지 민주주의를 ‘완벽히’ 역주행한 MB 정권 실정 만화 보고서다. MB 정권의 후안무치하리만큼 소통과 담쌓은 덕에 정치와 사회 문제에 무관심했던 국민들이 ‘삶’ 자체를 걱정하기에 이르렀고 지난 14년간 쌓아온 ‘민주주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매일매일 벌어지는 정치사회 문제를 지난 십 수 년 간 예리한 감각으로 촌철살인을 날렸던 박순찬 화백이 결국 MB 정권 1년 만에 눈물과 분노를 머금은 국민들의 절규를 더 이상 바라만 볼 수 없어 그들의 만행을 정리하고 되새겨보기 위해 네컷 만화 해설과 구상 과정을 정리해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뉴라이트 사용후기』
한윤형 지음 | 개마고원 | 13,000원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저자 한윤형은 2002년 참여정부의 출범과 2004년 뉴라이트의 출범에 뒤이은 한국 근현대사 논쟁, 특히 웹상에서 벌어진 네티즌들 간의 격렬한 논쟁을 종횡무진 누비며 근현대사 역사전쟁의 ‘종군기자’ 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기본적으로 뉴라이트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서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피터 싱어 지음 |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12,000원

2008년 『죽음의 밥상』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실천적 글쓰기의 힘을 떨친 피터 싱어는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에서 윤리적 논증. 도발적인 사고실험. 생생한 통계와 수치. 자선 활동의 사례 등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세계의 빈곤을 대하는 태도는 미흡할뿐더러 윤리적으로 부당함을 손뼉을 칠만큼 통쾌하게 고찰한다. 싱어는 기부가 우리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지 않고 가난한 이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반박의 여지가 없는 획기적이고 강력한 주장으로 당장이라도 기부단체의 계좌번호를 입력하게 만든다.







『후퇴하는 민주주의』
김규항, 김상봉, 김송이, 박노자, 서경식, 손낙구, 손석춘, 하종강 지음 | 철수와영희 | 10,000원

이 책은 손석춘, 김규항, 박노자, 손낙구, 김상봉, 김송이씨의 강연과 하종강, 서경식 교수의 대담까지 총 8명이 아우르는 강연과 대담을 묶었다. 대담과 강연록이란 형식을 통해 사회의 진보를 고민하는 30, 40대들에게 좀 더 쉽게 우리 사회를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손석춘과 김규항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로 인해 우파에 의해 잃어버린 지난 50년과 신자유주의를 지향한 지난 10년의 세월이 만들어 온, 부조리한 사회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좌파의 재구성과 변혁 전략』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 이수현, 최일붕 옮김 | 책갈피 | 9,000원

올해 초 프랑스에서 반자본주의신당(NPA)이 출범하면서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사실 반자본주의신당은 1999년 시애틀 시위 이후 반자본주의 운동(과 나중의 국제 반전 운동)의 성장을 바탕으로 진행된 좌파의 재구성, 특히 ‘급진 좌파’ 재결집의 최근 현상일 뿐이다. 그동안 이탈리아의 재건공산당, 독일의 디링케[좌파], 영국의 리스펙트(와 스코틀랜드 사회당), 포르투갈의 좌파블록, 덴마크의 적녹동맹, 그리스의 쉬나스피스모스 등 다양한 좌파 재결집체가 생겨나 성장과 쇠퇴를 경험했다. 따지고 보면, 2000년의 한국 민주노동당 창당도 급진 좌파 재결집이라는 국제적 맥락과 궤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시애틀 시위 이후의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바탕으로 역사적 경험과 교훈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진정한 좌파가 추구해야 할 전략과 전술, 강령, 활동 방식 등에 대해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자본주의의 대안과 사회주의 가치 논쟁』
마이클 앨버트 | 알렉스 캘리니코스 | 책갈피 | 5,500원

이 책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책 ≪반자본주의 선언≫과 마이클 앨버트의 책 ≪파레콘 : 자본주의 이후, 인류의 삶≫ 출판을 계기로 2003년 12월 8일부터 25일까지 반자본주의 운동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인터넷에서 주고받은 논쟁 글을 번역한 것이다.
캘리니코스가 이야기하는 반자본주의의 가치는 정의^효율성^민주주의^지속가능성이고 앨버트가 주장하는 가치는 연대. 다양성. 평등. 자율관리다. 물론 이것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견해를 (약간) 다르게 개념 정리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의와 보상의 논리를 둘러싼 견해 차이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또 마르크스주의, 레닌주의와 볼셰비즘,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주의, 국가자본주의와 조정자 계급, 참여 경제, 변혁 전략 등에 대해서도 때로는 현격한, 때로는 미묘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며 열띤 논쟁을 펼친다.





 
『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
크리스 하먼 (지은이) | 이수현 (옮긴이) | 책갈피 | 5,900원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근간으로 스탈린의 희화화, 종속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레닌의 이론의 약점도 함께 논한다. 또한 고전적 제국주의 시대, 냉전 시대, 오늘날의 ‘세계화’ 시대의 제국주의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 파고든다. 특히 오늘날 ‘세계화’ 시대의 상식으로 통하는 주장들이 대체로 부정확하거나 과장돼 있음을 밝힌다.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조너선 닐 지음 | 차승일 옮김 | 책갈피 | 5,000원

역사는 오늘의 거울이라고 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의 문제를 풀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는 말이다. 이 책에서 조너선 닐과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는 지난 30년의 아프가니스탄 역사를 돌아본다. 조너선 닐은 1970년대에 인류학자로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조사를 하며 아프가니스탄인들과 동고동락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그는 아프가니스탄인의 처지에서 본 전쟁의 현실을 드러낸다. 미국인 사회주의자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는 고통으로 점철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미국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그의 글을 읽으면 오바마가 왜 아프가니스탄을 ‘재건’하려는지 알 수 있다.
영국 사회주의자 제프 브라운과 파키스탄 활동가 아심 잔은 파키스탄에 관해 썼다.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미국과 나토의 아프가니스탄 점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들은 파키스탄이 “미국 제국주의의 취약한 고리”라고 말한다.
이 네 명의 지은이는 이제껏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의 진실을 들려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평화와 안녕을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국 NGO의 사상과 실천』
김하영 지음 | 책갈피 | 6,900원

지은이가 지난 10년 동안 이러저러한 연대 운동 단체 안에서 NGO의 주장과 실천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한국 NGO에 대한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서다.

지은이는 “개혁주의가 위기인 동시에 여전히 강력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제의 위기가 낳은 공포와 환멸은 오히려 개혁주의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고, NGO가 그 수혜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NGO와 함께 운동을 건설하면서, 진정한 정의와 평등을 원한다면 NGO의 비전과 방식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레닌 평전 2』
토니 클리프 지음 | 이수현 옮김 | 책갈피 | 21,000원

2000년에 작고한 영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토니 클리프(본명은 이가엘 글룩스타인)가 쓴 이 책은 레닌의 정치적 전기다. 특히, 1917년 2월에서 10월까지의 러시아 혁명 기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레닌의 모습은 옛 소련의 스탈린주의적 해석과도 다르고 최근 슬라보예 지젝이나 일부 자율주의자들이 새롭게 해석하는 레닌의 모습과도 다르다. 전자가 레닌을 당대 현실을 초월한 성인(聖人)처럼 묘사하고 그의 말과 글을 종교 경전이나 교리처럼 떠받든다면, 후자의 해석은 나름대로 색다르고 독특하지만 대부분 아전인수에 가까운 듯하다.

그와 달리 이 책은 러시아와 유럽의 다양한 사료와 문헌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의 깊게 분석한 바탕 위에서 1960년대 이후 이른바 아래로부터의 역사학 같은 사회사적 연구 성과도 흡수해서 레닌의 진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그래서 레닌의 오류와 한계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그의 정치적 장점과 위대성을 인정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신의 미래』
필립 젠킨스 지음 | 김신권 최요한 옮김 | 도마의길 | 18,000원

원제 'The Next Christendom'의 초판은 기독교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증보판에서도 세계적인 종교시학자 젠킨스는 남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현저하게 확장된 기독교를 조명함과 동시에 9.11사태 이후 첨예화된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충돌과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USA 투데이 선정 올해의 베스트 도서
*전미도서관협회 북리스트 선정 올해의 10대 도서
*복음주의 기독교 출판협회(ECPA) ‘기독교와 사회’ 부문 금메달 수상작
*크리스차니티 투데이 선정 복음주의 기독도서







『조선 국왕의 일생』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은이) | 글항아리 | 19,800원

이 책은 조선 국왕의 일생을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왕의 생활사와 생애의 주요한 특징을 드러내려고 한 시도다. 왕이 태어나는 장소, 교육의 절차, 왕비의 간택, 업무의 실상, 왕이 갖춰야 할 교양의 종류, 조선시대 제왕학의 변천, 왕이 사는 집 궁궐의 이모저모, 왕을 모신 궁중 여인들의 삶, 국왕의 건강을 책임진 식치, 왕실의 잔치와 궁 밖의 행차, 왕의 죽음과 왕실의 사당 종묘까지 역사학, 문학, 국악, 풍수지리학 등을 전공한 한국학 전문가들이 세밀하게 서술해나간다. 이 책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일반 대중과 역사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펴내는 <규장각 교양총서>의 제1권으로, 다양한 궁중 관련 유물의 도판자료를 활용하여 조선 국왕의 일생을 시각적으로 짜임새 있게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도 담고 있다.







◈경영/경제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나라는?』
팀머맨 지음 | 김지애 옮김 | 원앤원북스 | 15,000원

세계화의 뒷이야기, 그리고 생각하는 경제활동과 윤리적인 소비에 대해 고민하는 르포기행문이다. 전 세계의 노동자 착취 공장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면을 밝혀주는 동시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우리 옷을 만드는 남성과 여성, 특히 어린이 노동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소프트 스킬』
페기 클라우스 지음 | 박범수 옮김 | 해냄 | 12,800원

1960년대 하버드, MIT, 와튼 등 세계적인 비즈니스 스쿨들은 당장‘써먹을 수 있는’인력을 대학에서 길러내지 못한다는 사회적 비판이 일자 경영 전반에 필요한 전문 지식인‘하드 스킬(hard skill)’을 가르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전문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경영 환경에 직면하면서 자기 관리, 원만한 대인 관계,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과 팀워크 등‘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갖춘 직원들이 새 시대의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야기꾼』
짐 로허 지음 | 이주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14,800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의 공동저자인 짐 로허 박사는 <이야기꾼>라는 이 책에서 우리가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스토리를 조사하고, 이러한 스토리를 개선하여 개인적 삶을 변혁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로허 박사는 “스토리가 곧 우리의 삶이다.”라고 설파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 권력이나 희생에 관한 이야기, 한 시간, 하루 혹은 평생 지속되는 스토리를 쉴 새 없이 이야기한다. 업무나 인간관계, 가족이나 건강에 관한 스토리도 있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회사 속의 남과 여 그 차이의 심리학』
마이클 거리안, 바버라 애니스 지음 | 조자현 옮김 | 지식노마드 | 15,000원

저자들은 협상, 회의, 커뮤니케이션, 갈등 해결, 코칭과 멘토링 등 5가지 영역에 걸쳐서 남녀의 뇌의 능력의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녀 인재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침과 그 과학적 근거, 사례를 얘기하고 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제 다시 시작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 원앤원북스 | 13,000원

이 책의 필진인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경제위기 속의 변화(CHANGE)를 통한 도약’이라는 주제로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희망’이다. 세계 경제가 아직도 위기 국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단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위기를 기회로 삼을 때 미래의 패권을 잡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높은 지적 수준과 뛰어난 창의력, 뜨거운 열정을 지닌 우리 민족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해 머지않아 전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16배속 공부법』
모토야마 가쓰히로 지음 |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12,000원

반에서 중간도 안 되는 성적으로 1년 만에 16년 학과 공부를 해치워 당당히 도쿄대에 합격,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수준에서 1년 만에 하버드대에 합격, 1년 만에 한국어 능력 최상급을 취득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모토야마 가쓰히로이다. 그의 공부 비밀은 바로 공부를 16배의 속도로 해낼 수 있는 ‘16배속 공부법’이다.






 
『나를 차별화시키는 이미지의 힘』
장윤희 지음 | 원앤원북스 | 12,000원

아무리 실력이 출중한 사람이라도 그 실력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다면 그 사람의 경쟁력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가지고 있는 것 못지않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이미지가 곧 힘이요 경쟁력인 세상이다. 국내 유일의 ‘설득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설득의 도구로서 이미지가 가진 힘에 대해 조명하고, 나아가 경쟁력 있는 이미지,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부자 되는 뇌구조』
나카기리 게이키 지음 | 유주현 역 | 이콘 | 10,000원

메릴린치일본증권에서 개인 부유층 대상 컨설턴트로 일하며 70억 엔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온 저자 나카기리 게이키는, 이런 어리석음을 안타까워하며 회사원으로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주식회사에 투자를 해서 복리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듯하지만 가장 중요한 비법이다. 왜 주식의 가치가 오르며 왜 복리의 효과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하는 점을 확실히 이해해야만 돈을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알지랑
베스트서평2009.08.08 23:17
분홍벽돌집
_ 박경희(지은이)/다른,2009-06-30 00:00:00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던 아이들, 그들은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기 쉬운 계층이다. 있는 집의 자식들이 등 떠밀려 공부하러 학원을 전전하는 동안, 없는 집의 자식들은 관심을 받지 못해 거리로 떠돈다. 거리를 통해서 습득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가족의 관심을 받지 못한 예민한 시절은 고스란히 아픔과 이를 해소할 해방구를 찾게 되는데 같은 ‘동지’들이 모이면 ‘사회의 문제아’로 낙인찍히게 된다.


또래의 어울림이 가지는 위험성은 그들 사회에서의 미성숙한 ‘규율’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폭력적이며 가학적인 규칙은 선배와 후배를 통해 대물림 되며 이를 끊고 나오기엔 여린 어린 가슴이 가진 두려움이 너무 크다. 이들은 그렇게 사회의 최하층으로 전락하고 영영 빠져 나올 수 없는 늪에서 허우적대며 그들과 그들의 자식대로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건강한 사회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진 소회계층에 대한 배려와 그들이 스스로 능력을 깨닫고 자신의 힘으로 우뚝 사회에 설 수 있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시스템)가 잘 되어 있는 곳이다. 범죄율도 낮아지고 거리 부랑자와 걸인, 사회 부적응 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시도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진국이라 해도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보호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지구상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노력을 하고 그 성과가 있는 사례들은 충분히 있다. 이를 이용하고 점점 심해지는 사회 양극화 속에서 소외받는 아이들을 안아주는 곳.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은 상식만 있더라도 충분히 동의할 일이다.


아프리카 케냐 고로고초 마을에서 쓰레기를 주워 생활하던 아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설립한지 1년 여, 처음에는 괴성을 내던 아이들이 이제는 경이로운 소리로 세계를 향해 희망을 노래한다. 그들은 이제 세계각국에 초대받아 그들의 목소리로 감동을 전파한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국가 지원을 받는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 재단이다. 오후 1시 30분 학교 수업이 끝나도 폭력과 마약, 매춘이 우글거리는 거리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그들에게는 연주할 악기가 있고 악기를 통해서 하나가 된 아이들이 내는 하모니는 자신들 뿐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해 감동을 주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기적의 사례가 아니다 이를 벤치마킹한 여러 나라에서 청소년기에 나쁜 길로 빠지기 쉬운 아이들을 모아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치를 가지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교도행정을 비판하면서 회색 담장이 아닌 분홍 벽돌집으로 지어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털보선생님’으로 대변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어른이 그들 곁에 필요함을 이야기 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1등과 서울대를 위한 1%를 위한 교육현장의 ‘들러리’가 되고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책임져 줄 곳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변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길거리에서 교복입고 담배 피는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 ‘저 머리에 피도 안마른 XX'라고 하는 어른이라면, 그들을 과연 올바로 봐주고, 인격을 존중해주며, 사랑으로 감쌀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누구나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을 했더라도 무엇을 손에 쥐고 있더라도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 본인이 가질 수 있도록 주변에서 격려해주는 일은 먼저 어려운 시기를 겪어본 ’어른‘의 일일 것이다.


아이들, 그리고 교육의 중요성은 비단 내 자식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아주 특별한 곳이거나 영화 속에만 나오는 훌륭한 인성의 인생 안내자가 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그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과 고통, 슬픔이 있기 때문에 어찌 해야 할지 몰라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몰라서 행하는 행동이 철없어 보이고 폭력으로 분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영영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 아니라 바로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생님. 그들의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는 선생님만 바뀔 수 없다. 우리가 바뀌어야 선생님도 바뀔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다. 주인공인 ‘준’이 가장 크게 상처받은 대상은 자신에게 자퇴를 강요한 담임선생이었다.




그는 이미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었다. 자기 화를 주체 못하는 거친 짐승일 뿐이었다. 문득 준의 머릿속에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존 키팅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언제나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주던 존 키팅 선생님.


‘내게도 키팅 선생님처럼 이해해 주는 선생님이 있었으면, 키팅 같은 선생님이.......’

감정으로 학생을 대하고, 학생의 내면을 무시한 채 폭력을 일삼는 선생. 우리가 겪어온 과거의 교육현장에서 아주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랑의 매’로 위장한 폭력은 교육현장에서 더 이상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은 많은 어린 학생들이 주인공인 준과 수경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변화에 힘을 낼 것을 응원했다면, 내가 생각한 것은 이런 상황 속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노력일 것이다.


저자가 취재한 불량스런 청소년의 세계는 분명 어려움이 많고 힘이 들었을 것이다. 소설의 내용 중 모든 대화가 그 아이들이 상용하는 속어와 은어로 구성되어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물론 또래의 아이들이 읽는다면 더 실감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과 친하지 않으면, 도는 들여다보려고 가까이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디테일이 작가의 진정성을 말해 주는 듯하다.


하이타니 겐지로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동화작가이며 아이들의 교육과 그 또래의 감성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어른과의 소통을 그린 작품들을 써왔다. ‘분홍벽돌집’을 보면서 그 작가의


<태양의 아이>, <모래밭 아이들> 과 같은 작품이 떠올랐다. 작가의 감성과 아이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이었을까.


아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과연 어떤 배경에 기인한 것인가 연구하고 그들에 한 걸음 다가가 껴안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교육자가 지금 병들어 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살 수가 있나.” 이 말이 공용어처럼 쓰이는 우리 집 풍경.
공부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언니.
시장에서 반찬 장사를 하는 엄마.
칠공주파와 모여 있는 꼴만 보아도 깻잎머리, 노랑머리, 재수 없는 문제아라고 손가락질하며 지나가는 사람들.
모델을 꿈꾸는 다리가 예쁜 나.

‘가시엉겅퀴’로 자신을 표현하는 글의 주인공 수경이 떠올리는 자신의 이야기는 어쩌면 자의가 아닌 주변의 ‘손가락질’로 비롯된 아픔과 방황의 길로 유도하는 우리의 의도였을지 모른다.


- written by 소울

신고
Posted by 리더스가이드
가난에 주눅 들지 않는 2인조 가족

2인조 가족ㅣ샤일라 오호ㅣ양철북(2009년)
 
                                                                                                                         - 김보일


샤일라 오호의 소설, 『2인조 가족』은 구질구질한 궁핍의 이야기지만 책 속의 주인공들은 가난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하나같이 활달하고 씩씩하고 꿋꿋하다. 주인공 야나는 예측불가의 괴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산다. 사춘기 소녀 야나는 남자친구와의 근사한 데이트를 상상하고 복권에라도 당첨되어 좋은 옷도 사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하고 꿈꾼다. 그러나 야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스타일을 챙기기에는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삶이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아냐가 누군가. 가난 때문에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할 말도 못하는 소녀가 아니다. 할아버지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한술 더 뜨신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 같다. 거짓말 9단에 사람들이 내다버리는 철학책에서 얻은 인문학적 지식도 보통은 아니다. 나잇살도 지긋하니 체면 같은 것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이 발랄한(?) 할아버지의 입에서 나오는 망측한 발언들은 망측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적이다. 그 나이쯤 먹으면 무게를 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책무감도 없고, 체면치레 같은 것은 약에 쓸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손녀의 표현을 빌자면 자기 시대보다 몇 광년은 앞서가는 삶을 살고 있는 노인네다. (이 노인네의 작중 발언을 야곰야곰 음미해 보는 것은 이 소설을 읽는 큰 재미중의 하나다.)

왜 사냐는 아냐의 질문에 이 노인네는 답한다. “나는 화려하게 꾸며 입고, 인생에 만족하고, 배터지게 쳐먹고도 생각은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되어 주려고 살고 있어. 내가 두뇌가 되어 그런 무리 대신 생각을 해주는 거지.” 맞다. 이 노인네의 사는 방식은 우리네 뻔한 삶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가.

먼저 이 노인네, 겁이 없다. 악착같이 벌어 조금이라도 비축해두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산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면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우리네 태도를 이 노인네는 맘껏 비웃는다. 아마로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먹이며 현재의 주검 위에 미래의 공화국을 세우자는 덜떨어진 성장주의자에게 이 소설의 한 대목을 들려줘도 좋겠다. ”고마워. 인생! 우리가 사는 공간에 정확하게 경계를 그려줘서!“ 소설 속의 주인공이 가방에 심하게 정강이를 차이자 아마도 이런 순간에 할아버지는 아마도 이런 말을 했을 거라고 상상한 내용이다. 현실의 불운 속에서도 우리는 아냐처럼 얼마든지 유용한 격언을 발명해낼 수 있다. 그 격언은 불우를 견딜 수 있는 포스와 유머를 만들어준다. 이 소설이 사랑스러운 이유다.

둘째, 솔직하다. 마음이 시키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한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거짓말도 사양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분증의 출생년도를 1799년으로 위조해놓고, 경찰에게도 자신이 실제로 1799년이라고 부득부득 우긴다. 미칠 일은 옆에서 그녀의 손녀 아냐까지 가세해 같이 우긴다는 거다. (세상은 인민들에게 상식을 요구하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이런 무뎁뽀 인민들이 한 둘이 있어주어서 여간 즐거운 게 아니다. 귀여운 몰상식 만세! 한번 놀아보자는 유희정신으로 똘똘 뭉쳐 자본주의의 성장 이데올로기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그 불온한 상상력 만세!)

셋째, 이 노인네가 원하는 것은 안락한 삶이 아니다. 자유로운 삶이다. 떠들고 싶으면 떠들고 자고 싶으면 자는 삶이지, 누가 자란다고 해서 자는 삶이 아니다. 따로 정해져 있는 취침시간에 잠드는 그런 삶이 아니다. 그런 삶은 양로원에서는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이 노인네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그는 양로원에 가기보다는 차라리 감옥엘 가기 위해 일부러 소란을 피운다. 그리고 판사들을 위해 멋진 일장연설까지 준비한다. 상식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멋지게 한방 먹일 태세다. (독자들은 이 노인네가 상식의 세계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한방을 먹이느냐에 끊임없이 주목하게 된다.)

어떻든 이 노인네는 자본주의의 생산원칙이 강요하는 방식에 고분고분할 마음이 애시당초 없다. 그는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는 원칙의 소유자가 아니던가. 애초부터 다르게 살아보기로 아주 작정을 한 노인이다. (이 노인네가 젊어서도 이런 삶의 원칙을 고수했는지는 의문이다. 설령 이 노인네가 젊어서는 체제에 고분고분했다 할지라도 늙어서라도 이런 변칙의 삶을 산다고 해서 주착이니 어쩌니 토를 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늙어서라도 제 의지와 원칙대로 살기란 어디 쉬운 일인가. 박수를 보낼 일이지 비난을 보낼 일이 아니다.)

넷째, 이 노인네 말빨이 장난이 아니다. 그의 말빨은 거저 나오는 게 아니다. 쓰레기 철학책에서 얻은 오랜 내공의 산물이다. 그렇다고 그의 발언에 철학적 논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예리한 직관, 시적인 통찰이 있다. 자기가 얼마나 슬퍼 보이냐는 손녀의 질문에 이 노인네는 답한다. “네가 슬픈 건, 멍청한 송아지이기 때문이야. 송아지들은 눈이 슬프거든” 슬픔은 생활의 조건 같은 것에 있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아예 한편의 시를 쓰고 있다.

이 노인네와 아냐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그러나 꼭 피가 섞여야 가족이라는 것은 아주 편협하고 옹색한 가족주의다. 가족은 서로 품고 이해하는 나눔과 공감의 공동체다. 그런 점에서 아냐와 할아버지는 훌륭한 ‘2인조 가족’이다. 피는 한 방울도 섞지 않았지만 노인의 기질은 그대로 아냐에게 유전된다. 가난에도 주눅 들지 않고 고개를 꼿꼿이 들 수 있는 정신, 바로 그것이 사람을 하늘로 여기는 인문정신이 아닌가. 그것은 또한 어지간한 삶의 비극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거운 삶을 공중에 살짝 띄워보겠다는 유머정신이기도 하다. 유머정신이란 현실의 질서를 뒤틀어보겠다는 반역의 정신과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 할아버지에 그 손녀가 바로 아냐다. 똑똑하고 건방지지만 꽤나 사색적이고 문학적이다. 게다가 살짝 염치가 없기까지 하다. 자신의 체스선생이 그녀를 초대해 약간의 과잉 제스쳐(?)를 보이자 아냐는 그를 밀치고 집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런 정신없는 비극의 와중에서도 생의 식탁에서 닭고기를 낚아내어 빼어나올 수 있는 담대함이 아냐에겐 있다. 아냐는 그런 점에서 얼빠진 정신주의자가 아니다.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엄숙한 일인지, 배고픔의 실체가 뭔지를 똑똑하게 아는 아이다. 그런 아이의 내면, 그런 아이의 유머, 그런 아이의 사랑을 들여다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다 쓰러져 가는 임대주택의 지하에 살면서도 자신의 집을 “우리 집은 엄청나게 넓었다.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 집은 세계사에 존재했던 모든 중요한 건축물의 특징을 조금씩은 다 갖추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집은 콜로세움만큼이나 오래 되었고, 베니스와 제노바 공화국 총독 관저처럼 천장이 높고, 발할라 궁전만큼이나 황량하고, 도시 변두리와 주택가처럼 황폐하고 왕의 무덤처럼 서늘하고 음침했다.”라고 묘사할 수 있는 여유는 칭찬해줄 만하다.

대체 이런 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최소한의 의식주와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는 유럽식 사회보장제도에서 오는 것일까. 어떻든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가난을 궁상맞게 연출하지 않아서 좋다. 가난해도 철학을 알고 시를 알고 웃음을 안다. 인간이 부릴 수 있는 모든 여유를 부릴 줄 안다. 심지어는 양로원에서조차 아냐의 할아버지는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는다. “당신들도 알다시피, 내가 실없는 소리를 잘 하잖아요. 내가 죽긴 왜 죽어요? 정신은 어디에서든 자유로워요. 그리고 여기는 때 되면 어김없이 밥이 나오고요.” 비럭질을 해먹어도 할 말이 있다는, 그 모습이 참으로 늠름하다.






신고
Posted by 알지랑
추천도서2009.07.06 17:41
◈청소년

『구라짱』 - 시공 청소년 문학 31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9,000원

학원소설의 전범이 될 만한 청소년 소설 『구라짱』은 예고 문창과에 다니는 빛나라는 아이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를 생기발랄하고 개성적인 필치로 들려준다. 입시에 대한 부담 속에서도 저마다의 꿈과 욕망과 고민을 지닌 아이들이 서로 다른 빛깔을 뿜어내는 ‘진짜 교실 풍경’이 눈에 선하게 펼쳐진다. 책은 독자들을 한바탕 웃음의 도가니로 몰기도 하고 그 웃음 뒤에 깔린 진실은 쓰디쓴 물처럼 입안에 고여 상처로 얼룩져 참혹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자칫 가벼워 보이는 듯 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가족 해체, 입시 경쟁, 미혼모, 진실과 거짓, 문학의 힘 같은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겉은 달지만 속은 쓴 작품이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10,000원

서른을 넘긴 어느 날 버지니아 총기 사건 뉴스를 접하며 은효는 학창시절을 추억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던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때도 그럴까봐 지레 겁을 먹은 은효가 도대체 외국어고등학교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선택을 하여 입학을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다지 잘하며 살진 않는다. 외국어 고등학교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고관대작(!)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인지라 잠자리 안경에 치아 교정기를 달고 비쩍 마른 체형의 여자아이였던 은효에게 눈을 돌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고등학교의 생활만큼은 왕따를 당했던 중학 시절보단 잘 보낸다. 남들 다하는 비밀과외도 엄마에게 졸라 딱 한번 해 본 것이 다이고, 상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성적에, 외국어 하나 정도는 손쉽게 하는 아이들의 틈새에서 바득바득. 다른 애들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집에서 자라며 집으로 친구 초대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은 아름답고 빛이 난다.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으로 젊은 이야기군으로 거듭난 오현종의 청소년을 위한 자전적인 성장소설이다.



『2인조 가족』-카르페디엠 17
샤일라 오흐 지음 |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9,000원

열공하는 십대이든 밥벌이의 위대함을 하루하루 실천하는 어른이든 사춘기를 앓고 있는 당신에게 신선한 웃음과 공감, 세상살이의 힌트를 주는 소설이다. 당신이 딛고 있는 세계에서 한 발짝 금 밖으로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면 지금껏 당연하다고 여겨온 삶의 조건들이 수상쩍어 보일지도. 그것이 진짜 당신이 원하던 것인지, 옳다고 믿었던 세상에 법칙에도 얄팍한 술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 한 번은 찾아오는 사춘기,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세상에 맞서는 유쾌한 인생처방전, 기막힌 가족, 환상의 짝꿍들을 만나보시길!





◈문학

『달리와 나』- 어느 천재 예술가의 세기의 스캔들
스탠 로리센스 지음 |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12,000원

화가 달리의 가상 인터뷰 기사로 유명해진 잡지기자 출신이자 이를 계기로 달리의 작품만 거래하는 미술상으로 활도아며 노년의 달리와 이웃으로 지내기도 했던 스탠 로리센스가 회고하는, 달리의 말년을 기록한 실화소설이다. 천재적 예술혼만큼 호색한, 사기꾼, 돈벌레 등의 악명으로도 유명세를 치렀던 달리, 우연히 자신이 머무는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이가 달리임을 알고 달리의 집을 드나들며 말년의 그를 관찰하는 저자는 주변인의 증언으로 통해 드러나는 인간, 그리고 평생의 연인 갈라 외에도 숱한 여자들 등 기인 달리의 초라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진실의 이야기를 펼친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영화로 개볼될 예정이란다.



『노서아 가비』-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10,000원

역관의 딸로 태어났으나 음모에 의해 아비는 죽음을 당하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혼자 살아남아 청을 거쳐 러시아로 떠나 그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 따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사기꾼 이반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제목처럼 러시아 커피인 '노서아 가비'가 등장하는 만큼 러시아라는 대륙을 배경으로 스케일 큰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림을 베끼고, 러시아의 숲을 유럽의 귀족들에게 팔아넘기다가 연인인 이반을 따라 조선에 들어온 따냐. 그리고 고종에게 매일 최고의 커피를 올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다. 사실과 픽션이 묘하게 어울려 읽는 흥미롭다.



『도가니』-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10,000원

이야기는 실업자였던 인호가 아내의 도움으로 '무진'이라는 도시로 기간제 교사직을 하러 가면서 시작한다. 그곳은 청각장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무늬만 교사였던, 그것도 젊었을 때 잠시 교직에 몸을 담았을 뿐이었던 인호는 불만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던 그 선택은 인생을 흔들만한 일이 되어 버린다. 학교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어이없는 일들의 연속, 학원발전기금, 교사에게 반말 찍찍해대는 행정실장,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 소리조차 무시를 하는 수위와 아무것도 모른다며 알려고 조차 하지 않는 동료교사. 그리고 학생에게 린치를 가하는 기숙사 지도교사.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고 의문을 가지게 하지만 인호의 입장에선 뭐든지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갈 길이 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비단 장애우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인 일들을 보더라도 있는 자와 권력을 쥔 자, 그리고 사회의 명성과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는 아는 것도 모른 척하고 살아가야 하고 때로는 눈도 감을 줄 알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이 슬프다.



 
『귀머거리새』- 소설 르네상스
양귀자 지음 | 책세상 | 13,000원

소외된 이웃의 고단한 삶의 풍경을 현실 그대로 그려내면서도 그 안에서 희망을 놓지 않는 따뜻한 작품들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양귀자의 첫 소설집 『귀머거리새』가 1985년 출간, 절판되었다가 새로운 편집과 젊은 평론가의 새 해설과 함께 새로이 나왔다. 1980년대라는 어두운 시대를 20대에 관통하며 쓴 소설들을 수록한 이 작품집은 이후 양귀자가 구축하게 되는 작품 세계와 슬프지만 따스한 작가 특유의 시선의 출발점을 보여주고 있다.



 
『힘든 당신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
송정연 지음 | 유별남 사진 | 글로세움 | 10,000원

“매일 새로운 카피처럼”을 좌우명으로 13년째 SBS <이숙영의 파워 FM>을 집필 중인 작가 송정연. 매일같이 전국의 청취자들, 보통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며, 이 시대를 사는 동시대인들과 함께 행복과 희망을 공유하길 좋아하는 저자가 자신을 긍정의 빛으로 이끈, 캄캄한 바다에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준 글들을 모아 엮었다. 힘과 용기와 희망을 품은 글들이다. 팍팍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저자가 자신의 등대가 되어주었던 글들을, 한마디 위로의 말들을 함께 나누려는 것.



『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 13,000원

『피플 오브 더 북』은 작가가 『사라예보 하가다』라는, 14세기 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에 관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것이다. 제럴딘 브룩스는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의 작업 과정을 좇아 전쟁과 파괴, 분서의 시대를 거치며 여러 번 소실될 위기에 처했던 『사라예보 하가다』의 역사와, 이것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사랑과 신념, 목숨까지 바쳤던 이들의 경이로운 이야기를 그린다. 인종과 종교의 분쟁지인 1990년대의 보스니아로부터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15세기 스페인의 ‘콘비벤시아’ 시대까지 약 오백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믿기지 않는 역사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만화

『바나나피시 Banana Fish 컴플리트 박스세트』 - 전13권
요시다 아키미 지음 | 애니북스 | 117,000원

20세기 만화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며, 순정만화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요시다 아키미의 『바나나 피시』완전판이다. 현실적인 소재와 탄탄한 이야기구조,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내세워 한편의 하드보일드한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순정만화의 획일적인 구도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소재 또한 신종 마약 ‘바나나피시’를 둘러싼 음모라는 점, 코르시카 마피아와 화교 세력, 그리고 미합중국 정부까지 관련된 거대한 스캔들에 휘말리게 된 주인공 애시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맞서 싸운다는 스케일이 큰 이야기 구도는 순정 장르에 있어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제목 『바나나피시』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단편집 『아홉가지 이야기』중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에서 모티브를 삼았다고 한다. 이번 완전판은 새로운 번역은 물론, 원서의 표지디자인을 배제하고 한국판 오리지널 표지로 제작되었다.

                               

 






 


신고
Posted by 알지랑
이럴땐 이런책2009.06.25 15:52
무조건적으로 행복해야 할 아이들의 고통 받는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한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기아, 전쟁, 불평등, 가난 등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매번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언제쯤에나 세상의 아이들,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의문을 던져봅니다. 과연 언제쯤이 될까요?



『엔리케의 여정』
소냐 나자리오 지음ㅣ하정임 옮김ㅣ돈 바트레티 사진ㅣ다른

소냐 나자리오는 엔리케가 122일 동안 8차례의 시도 끝에 다다른, 엄마에의 사투를 5년의 추적과 고증 끝에 세상에 내 놓았다. 엄마를 만나기 전에는 죽어도 죽을 수 없었던 아이, 엔리케, 엔리케들은 죽음의 기차에서 살아남았고, 인간보다 아귀를 닮은 법망을 뒤집어 쓴 무법자들의 총검을 피해 살아남았고, 절망과 희망의 얼굴을 동시에 가진 마의 리오그란데를 살아서 건넜으니, 엄마를 만나 해피엔딩의 후일담을 들려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죽음을 이겨내고 신세계에 건너온 아이들에게 남은 것은 타인과 다를 바 없는 엄마와 새 가족들 사이에서 철저하게 아웃사이더가 된 자신, 또 다시 거리와 마약과 알콜로 내몰리는 현실의 문제이다.

엔리케가 라우데스를 포용하지 못한 채, 현실과 맞닥뜨려 결국은 엄마와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장면에 이르면 『엔리케의 여정』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기본적인 메시지로 회귀한다. 여전히 중남미의 가진 것이라고는 모성뿐인 절망에 빠진 엄마들이 선택해야하는 밀입국, 여전히 죽음의 기차를 타고 ‘엄마’를 위해 인간의 존엄성의 모든 부분에 치명적인 상흔을 얻는 아이들, 여전히 미국의 이민정책의 양면성으로 괴로워하는 불법이주민들과 그 자녀 사이의 격한 단절감. 대체 어디서부터 메스를 대야 죽음의 기차의 핏빛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
문차일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ㅣ유영미 옮김ㅣ갈라파고스

이 책은 부제에 적힌 그대로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이 단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지'에 대한 흔해빠진 생각들을 되짚어보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실'이 담겨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읽고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이라도 버리게 되었다면, 이 책은 현재의 세계 경제 구조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지, 그 진실을 보게 해 준다. 물론 많은 내용을 책을 읽기 전에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처럼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아프리카가 굶주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책은 읽어보지 못했었다. 생각 같아서는 수많은 인용과 책의 내용을 모두 쏟아 넣고 싶지만 나의 짧은 말로 해주는 설명보다는 이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천만 배 나으리라. 그래서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모두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본다.(
No-buta)




『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ㅣ송은주 옮김ㅣ북스코프(아카넷)

이스마엘 베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전쟁을 경험한 열두 살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이다. 전쟁. 지금 전쟁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그것은 과거의 단어이며 소년이 그랬듯 먼 곳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은 논픽션다운 힘으로 무장해있어 그런 마음을 단단히 잡아끈다. 전쟁에 빠져들고, 전쟁을 체험해야 했으며, 전쟁의 일부가 된 소년의 이야기는 시쳇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
jmh5000)





『세 잔의 차』-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
그레그 모텐슨, 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ㅣ김한청 옮김ㅣ다른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갈수 있고, 서로가 동등하게 느낀다면 편견도 사라지고,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런 작은 나눔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 알리 촌장이 그레그에게 "자네가 발티족과 함께 처음으로 차를 마신다면 자네는 이방인이네. 두 번째로 차를 마신다면 자네는 환대받는 손님이 된 거지. 세 번째로 차를 함께 마시면 가족이 된 것이네. 그러면 우리는 자네를 위해 죽음도 무릅쓰고 무슨 일이든 할 거라네" 라는 말처럼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함께 따뜻한 차를 나눠 마실수 있는 나눔의 실천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
rora2000)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 델핀 미누이 지음ㅣ문은실 옮김ㅣ바다출판사

행복한 아라비아, 오래 전 시바의 여왕이 통치하며 솔로몬 왕의 가슴을 새카맣게 태웠다고 성경과 코란에도 등장하는 그곳 예멘에 사는 누주드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단짝 친구인 말라크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가난하고 빈곤하지만 가족을 사랑했다. 그런 누주드에게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결혼'이었다. 당시 아홉 살이던 누주드는 결혼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모르는 아이였고, 누주드가 생각했던 결혼이란 커다란 축제이며 선물과 초콜릿 보석들이 가득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라는 거였다. 그런 친척들의 결혼식을 보며 누주드 역시 언젠가는 그들처럼 자라 누주드도 예쁘게 화장하고 아름답게 치장하여 즐겁게 할 수 있을 거라 상상했었다. 하지만…. (
readersu)








신고
Posted by 알지랑
추천도서2009.06.19 19:46

◈청소년

『태풍 해안 작전』> - 기술과 명예를 가진 자들의
조슈아 몰 지음 | 강미경 옮김 | 서해문집 | 11,900원

제1권 《레드 예리코 작전》에 이어 제2권 《태풍 해안 작전》에서도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다양한 삽화와 사진, 도표, 지도, 과학 지식,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가늠할 수 없는” 곁가지 설명들, 무엇보다 소설 속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적절히 배치한 아이디어는 독자로 하여금 더 이상 허구를 허구로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2권에서는 “레드 예리코 작전” 이후 태풍에 만신창이가 된 원정호와 함께 악의 소굴인 화산섬을 탈출해야 하는 “태풍 해안 작전”이 시작되면서 레베카와 더그 남매는 굽힐 줄 모르는 투지와 남다른 배짱, 뛰어난 관찰력과 기지로 난관을 헤쳐나가며 두 비밀조직과 함께 무사히 섬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순간들』>
장주식 지음 | 문학동네 | 8,800원

일본판 성장소설이 아닌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우리네 진짜배기 청소년소설이란다.꽃남처럼 멋지거나 화려하지도 않지만 뒤틀린 사회구조 속에서 온몸으로 우직하게 맞설 줄 아는, 자신의 내면에서 자성과 불꽃처럼 솟구쳐 스스로 삶을 만들어 가는 주체적인 인물 성만을 통해 자신의 선택과 행동,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삶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 감동을 맛볼 수 있다.







◈인문/사회

『종교 전쟁』
김윤성, 신재식, 장대익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2,000원

사이비 과학/사이비 종교 운동이 파고들 틈을 메울 수 있는 과학과 종교 간의 진지한 대화의 기록이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모르쇠하는 한국 교회의 보수성 속에서 진정한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현직 목사이자 미래의 사제들을 교육하고 있는 신학자인 신재식 교수(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문화 이론으로 천주교와 개신교의 한국 전래 과정과 성, 취향, 계급, 인종 차별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깊이 연구해 온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진화 생물학과 과학 철학을 공부하고 인문학과 자연 과학, 진화 생물학과 인지 과학의 통섭의 길을 찾고 있는 과학 철학자 장대익 교수(동덕여자대학교 교양교직학부)가 함께 쓴 이 책은 과학과 종교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메우고 진정한 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주제들을 전면적으로, 아무런 감춤 없이, 그리고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소통법』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12,000원

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하지 마라’는 발언이야말로 그의 진짜 유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정치하라’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 그것이 그의 진정한 메시지”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노무현 서거의 비극적 사태의 핵심을 '제2의 국민 사기극'에서 찾는다. 참여해서 바꾸려 하지 않고 방관한 채 정치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저자는 과도한 힘이 부여된 정치와, 지지하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편가르기가 일어나는 과도한 인물중심주의를 벗어나 소통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자고 강조한다.





『부러진 화살』-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서 형 지음 | 후마니타스 | 12,000원

이 책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복합적 단면을 응축해서 보여 줄 수 있다고 믿는 젊은 여성 작가 서형의 첫 작품이다. 출판사에서 먼저 석궁 사건을 책으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판단해서 작가를 찾아 나섰는데, 의외로 쉽게 찾았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어에 “석궁 사건”을 입력했더니 석궁 사건의 재판에 대한 모든 기록이 그녀의 블로그(“서형 인터뷰”)에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영웅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 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을 보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살펴본다. MBC 김보슬 피디도 있고 SBS 윤창현 기자도 있고 부산지법 문형배 판사도 있고 법원 공무원 김형국 씨와 사법 피해자도 있다.



『패러독스 범죄학』
이창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13,000원

언론이 연일 범죄사건을 보도하고, 범죄수사 ‘미드’가 치밀하고 실감나는 장면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도, 범죄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범죄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형사사법학(Criminal Justice)이 아직 생소한 터라 더더욱 범죄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패러독스 범죄학』은 바로 그 형사사법학에 기초하여 범죄의 실상을 밝혀주는 국내 최초의 대중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경영

『EBS CEO 특강』
EBS CEO 특강』제작팀 | 마리북스 | 13,000원

현재 EBS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에서 강연한 CEO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안철수, 홈플러스 그룹 회장 이승한,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만원, 금호아시아나 그룹 건설부문 부회장 신훈, 할리데이비슨코리아 대표이사 이계웅, 듀폰코리아 회장 김동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김진수, 예스24 대표이사 김동녕,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유순신.

수많은 경쟁과 위기를 극복한 우리 시대 대표 CEO들이 불안정한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인생을 바꿔주는 마법의 열쇠』
배리 폭스, 아놀드 폭스 지음 | 박선영 옮김 | 비즈니스맵 | 12,000원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전체론적 의학'이다. 저자들은 한 사람의 정신적 건강과 육체적 건강의 성공체계는 똑같다는 것을 강조한다. 생각은 몸의 화학작용을 바꾼다.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절대로 할 수 없다. 성공의 정신적 요소를 자극하면 절망이 희망으로, 질병이 건강으로, 실패가 성공으로 바뀐다.



『긍정이 허락하는 모든 것』
마이클 J. 리트 지음 | 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맵 | 10,000원

성공에 최적인 정신상태를 능동적으로 유지할 때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러한 정신상태를 기르기 위한 단계적 프로그램이 PMA(Positive Mental Attitude)다.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부정적 사고를 차단하고, 생각을 지배하고 감정을 통제함으로써 내재된 성공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로 PMA를 제안한다.



『19장의 백지수표』
페기 맥콜 지음 | 김소연 옮김 | 서돌 | 12,000원

페기 맥콜은 이혼 후 홀로 어린 아들을 키워야 했고, 그녀가 경영하는 회사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기도 힘들었다. 빚을 갚으라는 독촉전화에 시달렸으며, 그 때문에 사람들과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다.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이렇게 스스로 절망에 빠져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고, 내면의 풍요로움이 어떻게 실제로 꿈을 실현하는지 알게 되며, 마침내 이를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여자는 말하는 법으로 90% 바뀐다』
후쿠다 다케시 지음 |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12,000원

일본 최고의 화술 전문가인 후쿠다 다케시는 능숙하게 대화를 주도하는 그녀들을 볼 때는, 말이나 논리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미소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논리와 내용에 치중하는 다른 화술 책과 달리 미소, 옷차림, 걸음걸이 등 대화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의 ‘작지만 치명적인 위력’까지 이야기한다.


『이름의 엄청난 비밀』- 상호 브랜드편
조현아 지음 | 광미 | 18,000원

급변하는 경제사회 속에서 어떤 이름을 가진 기업이 성공할 것인지, 어떤 이름을 가진 브랜드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잊혀지지 않는 브랜드로 각인될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실용/취미

『접사사진의 모든 것』>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공민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17,000원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사 중 하나인 접사사진을 잘 찍는 비결에 관한 안내서다. 접사사진을 찍을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만 쓸모없는 장비의 구분, 초점거리와 조리개, 그리고 셔터속도의 설정, 매크로렌즈 없이도 접사사진을 찍는 방법 등을 초보사진가부터 중급사진가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카메라에 맞는 장비의 제조사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어떤 카메라를 갖고 있든지 각각의 상황에 맞게 접사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단순히 접사사진을 찍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창조적이면서 압도적인 접사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비법을 소개한다.



 
『시크릿 다이어트』>
오상민 지음 | 호랑나비 | 13,000원

체중 감량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넘어 다이어트를 통해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꿈을 찾게 해주는 책이다. 다이어트의 성공에 대한 강렬한 동기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또한 음식에 대한 욕구를 마음대로 조절하고 하기 싫은 운동도 즐겁고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키위 스키너트』>
모토하시 노보루 지음 | 김정환 옮김 | 비타북스 | 11,000원

키위 스키너트는 피부 관리를 뜻하는 'skin care'와 식이요법을 뜻하는 'diet'의 합성 신조어로 하루에 키위를 1~3개씩 먹음으로써 스킨케어와 다이어트 효과를 한 번에 얻는 것을 말한다. 하루 종일 먹고 싶은 것 억지로 참아가며 키위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가 아니라 간식이나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다. 키위의 소화기능과 피부 개선 기능 덕분에 살이 빠지면서 탄력 있는 탱탱한 피부로 개선된다. 몸속부터 아름다워져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바로 키위 스키너트.





문학과 어린이 신간은 월요일에 올려드립니다.





신고
Posted by 알지랑
추천도서2009.06.19 14:50
 
일부러 찾아 읽은 것은 아닌데, 관심이 없어도 자꾸만 기가 막힌 뉴스들이 눈에 들어와 그랬을까요? 책을 읽을 때마다 ‘어쩜, 이런 책은 꼭 읽어봐야 할 사람들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래 전 일이 요즘처럼 생각나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전혀 없었던 일들이(내가 이익을 본 게 없으니) 이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이젠 범죄자가 될 수도 있으니) 상황들이 되고 보니 책을 읽고 감동하기보다는 자꾸만 흥분만 하게 되더군요. 뭐 암튼, 최근에 읽은 이 책들을 보며 한번쯤 각’이란 걸 해보자 싶어 올려봅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분들, 청소년들이 읽는 책이고, 만화이며 술술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어려운 것 하나도 없어요.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읽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지만, 우리가 먼저 읽어봐야 되지 않겠어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아지즈 네신의 유쾌한 세상 비틀기
아지즈 네신 지음 | 이난아 옮김 | 살림Friends | 9,000원

네,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백성들이 소리를 질러댑니다. 당황한 전하께서 자초지종을 물으시고 관리들과 방법을 찾아냅니다. 그림자가 고통을 준다는 거죠. 백성들에게 그림자를 멀리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시 백성들은 소리 지릅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그 시끄러운 소리에 놀란 전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봅니다. 관리들과 통치자가 찾아낸 두 번째 방법은 낮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그림자가 사라지기 때문이죠. 근데 낮을 어떻게 없애나요? 이 똑똑하신 관리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낮에는 햇빛이 들어올 수 없도록 지붕을 만들면 됩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라고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을 이 폐쇄된 어두운 공간으로 넣으면 됩니다. 그림자들은 문 밖에 놓고 어두운 지붕 밑으로 들어가면, 그림자의 무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라고 소리 지르는 백성들은 붙잡아서 어두운 지붕 아래도 던졌답니다. 누구든 고함만 지르면 그 컴컴한 곳으로 던져버렸죠. 그리하여 그 나라의 컴컴한 공간 밖에는 관리들과 통치자, 백성들의 그림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젠 아무도 소릴 지를 수 없었습니다. 불평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기 때문에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불평을 하다 붙잡히면 심문을 당하니까요. 두려웠습니다. 두려웠기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럭저럭 견딜 만해.” 그날 이후로 그 나라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그리하여 통치자는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터키의 풍자 작가 아지즈 네신입니다. 그는 이미 세계적으로 풍자와 해학의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죠. 이번에 출간한 이 책을 어젯밤에 읽으면서 그가 풍자한 이야기들이 어쩜 그리 공감이 가는지(이미 반세기가 지난 이야기인데 말이죠.) 콩트 형식의 단편 단편마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감탄사가 ‘아하!’ 하고 나오더라구요.

우리도 예전에 이런 시절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랬을 거예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있었음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그럭저럭 살았던 시절이 말이죠.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던 그 시절. 다 옛날이야기입니다. 그렇겠죠?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12,000원

최규석 만화가를 좋아하지만 이 책이 그가 그린 만화라는 것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상에 올라오자마자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는데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어쨌든 이 책을 받아들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가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나와서 한참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저 또한 최규석 만화가처럼 6월민주항쟁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그 당시 서울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정치는 저 위에 있는 분들이 다 알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무관심한 학생이었기 때문이죠. 근데 영호의 엄마를 보니 가슴이 짠해지고, 너무나 실감나는 장면 장면들이 마치 그 일을 겪은 것처럼 데쟈뷰되어 나타나는 것은 왜 그랬을까요?

이 책의 뒷부분은 ‘그래서 어쩌자고?’라는 부록이 들어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란 걸 쟁취했지만 도대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게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왜 우리가 민주주의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최규석 만화가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냈습니다. 근데 그 민주주의가 지금 실현되고 있는 걸까요? 그 고민들에 대해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10,000원

1980년 광주,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속의 주인공 영호는 “저 광주의 폭도들을 보십시오! 저들도 한때는 우리와 같은 선량한 시민이었습니다.”라고 외치며 웅변을 합니다. 상까지 받는 반공소년이었죠. 그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공선옥 작가가 이제야 풀어낼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 시절.

1980년 겨울 광주를 배경으로 역사적으로 가장 아팠을 청춘을 보낸 아홉 명의 젊은이들이 겪은 상처와 가슴 시린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대통령 흉 좀 봤다고 교사를 잡아가고, 아무 죄 없는 아이가 어느 날 들이닥친 군인들의 손에 죽고, 그 충격에 또 한 아이가 자살할 수 밖에 없었던 그때, 공장 노동자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상대보다 힘이 세다고, 더 많이 배웠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더 우월하다고 믿는 자들이 부리는 오만과 횡포와 모욕과 폭력과 무례함'이 절정을 이루던 그 시절. 나 역시 영호와 별반 다를 게 없었던 그 시절 말이죠.

하지만 그런 암울함 속에서도 그 아홉 명의 젊은이들은 꿈을 꾸고 희망을 가지며 힘겨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게 바로 청춘들만이 가질 수 있는 긍정의 힘이 아니겠어요.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겐 역사 속에서나 있었을, 부모님들에게나 얼핏 들었을 이야기들일 수도 있겠지만 읽어보면 아마도 깊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궁금하시다면,
공선옥 인터뷰:http://www.yes24.com
모과넷:http://mokwa.net




신고
Posted by 알지랑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