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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서평2010.05.31 23:24

내가 사랑하는 시
_ 최영미/해냄,2009-10-20 00:00:00

 
#  짧은 시, 긴 여운, 감동은 하루를 살게 한다.
 
  
  중, 고등학교 때 가장 시를 많이 읽었다. 시인들이 속삭이는 언어에 귀를 기울이면, 하나의 풍경이 떠오른다. 시어에 울고, 웃고, 분노하고, 아파했다. 통찰력 있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상의 풍경을, 시인은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 했었다. 가장 짧은 언어로 세상의 풍경을 이야기하는 시가 좋다.
 
  최영미 시인을 책으로 처음 만난 건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아니였다. 『시대의 우울』에서 렘브란트를 찾아 헤매는 여정 속에 드러난, 시인의 솔직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그이와의 첫 만남이였다. 『화가의 우연한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끌렸다. 시인의 감수성을 키우기까지, 저자가 만난 55편의 시가 모였다.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인생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향유하기를 바라는 글에는, 시가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세월이 지나도 다시 낭송했을 때, 처음 만났을 때의 여운과 감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모든 이를 만족하는 좋은 시보다는, 각 개인에게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시가 있다 생각한다. 다양한 시들을 접하다보니, 영감을 주는 시에 눈길이 간다.
 
 
# 차와 함께 시인과 담소를 나누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시 한 편을 읽는다. 생각에 잠긴 후, 시인의 글이 주는 여운에 대해 글을 쓴다. 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글을 읽고, 남은 마음의 흔적을 글로 담는다. 저자와 한 테이블에서 찻잔을 마주하지 않지만, 글의 흔적들을 통해, 담소를 나누는 기분이다.
 
  진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거짓말이라 표현한 「불행한 우연한 일치」에는 웃음이, 「여행 길에 병드니」라는 하이쿠에는 애절함이 남아있다. 김수영 시인의 「눈」에서는 천진함을 느꼈고, 마음이 맑아졌다. 사랑을 잃고, 더듬더듬 빈집에 갇혀버린 애련한 상실의 마음이 담긴 「빈 집」에서는, 생각을 마쳤을 때, 차가 식어있었다.
 
  낭송했을 때, 울림을 주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읽자마자, 풍경이 그려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감정이 움직였던 시와는 즐거운 데이트를 한 기분이다. 저자가 따로 남긴 글을 읽어서야 시어가 그려진 풍경과 의도가 느껴지는 저자의 글과의 만남은 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만나 좋았다. 적어도 시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세상이 삭막하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를 쓰는 시인과 시를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사회에서는, 작은 촛불처럼,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다 믿는다.
 
  시인과 함께 시를 읽는 일은 즐거웠다. 한 호흡에, 읽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마음의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읽으면 좋다. 한동안 서가에 둘 생각이다.


- written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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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추천도서2009.11.13 18:49

한국의 책쟁이들
_ 임종업/청림출판,2009-09-17 00:00:00

 


# 책장에 들여놓은 책들. 한 권씩 모을때마다 쌓이는 이야기들.
 
 
   다 읽지도 못할 책들을 서가에 쌓아두고, 살아가는 지인이 있다. 읽는 책 속도보다, 쌓이는 책의 속도가 더 빠르다. 언제 다 읽을거냐며 타박하지만, 언젠가는 다 읽을거라 답하며, 오늘도 그는 책을 서가에 모은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책이 모이고, 모으다 보니,  책에 자신의 공간을 넘겨주게 된다. 누가 상을 주는것도 아니고, 도리어 책에 매이는 운명에 빠지는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저자는 그들을 책쟁이들이라 부른다.
 
  돈과 아름값에 미친 세상에서,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이란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다소 비켜서서,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27개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만남의 흔적이 글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누군가는 책을 모으고, 누군가는 책을 가치를 알아보는 이에게 나누기 위해, 어찌 할 수 없는 마음에, 다양한 인연으로 그들은 책을 모은다. 한 권의 책에 저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숨결이 묻어있다면, 서가에는 서가를 책으로 채우는 이의 다양한 선택과 인연의 흔적들이 모인 공간이다.
 
  그들은 책을 모았다. 왜, 모았을까? 일년에 책 다섯 권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든 한국에서, 그들은 사람들의 흐름과 다른 선택을 했다. 책과 함께, 세월을 살아가는 그들의 책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이에겐 매력적인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들처럼 장서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한 권의 책을 만나, 서가에 두고 싶었을 때, 설레는 그 마음을 알고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의 기쁨을 준다.
 
 
  #  만화에서 SF, 무협, 신학, 토라까지, 다양한 분야, 다양한 책을 모으는 책쟁이들의 이야기.
 
 
  다양한 장르에서 책을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다양한 장르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책을 읽는 즐거움, 책을 모으는 즐거움,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를 잘 헤아리고 있었다. 책이 좋아, 책을 모으는 이도 있었고, 다음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책을 모으는 이도, 어쩌다 보니, 책이 아니라, 책을 주인처럼 모시고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유행에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패션감각을 유지하는 이처럼, 멋져보였다.
 
  책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보니, 현재의 경기의 흐름, 일상에서 책에 빠져드는 삶을 택하게 된 계기, 헌책방이 점차 사양화되어가는 사회의 변화도 느껴졌다. 부족한 도서관의 현실, 군대에서 부족하기만 병영도서관, 장서가가 모아둔 책을 맡기려 해도, 책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없어 거절당하는 현실도 보였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을, 헌책방이 책의 다양성의 폭을 넓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그런 책들이 살아가는 풍경들이, 작지만 존재가치가 넘치는 책들이 머물 공간이 사라지게 되어 안타까웠다.
 
  서점에 유통되는 순간부터, 헌책방을 지나, 폐지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다양한 순간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이와,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나만의 서재를 넘어, 좀 더 책을 곁에 두려는 이에게는, 장서의 방향을 정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만난 책쟁이들의 관심의 폭이 다양한 만큼, 자신의 독서의 방향설정에 도움이 될 이를, 한 명은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책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는 이들이, 주변에서 찾기 힘들지만, 살아가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낀다.



- written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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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추천도서2009.09.19 21:04
 

#  청소년,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청소년기는 불씨와 같은 시기인것 같다. 자신을 매혹시키는 일이나 대상을 만나게 되면, 자신을 연소시켜 활활 타오르지만, 차갑고 냉랭한 여건 안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매일 반복되는 등교와 도망치면 체벌과 꾸지람이 따르는, 불잡아두기만 하는 학교를 생각하면, 군대처럼, 그때로 돌아가라면 절대 응하고 싶지 않은 시기이다.
 
  아이들과 청소년 인권 보호대상자들이 모여, 청소년을 문제의 대상이 아닌, 인격을 갖춘 ’존재’로 봐달라는 책이 나왔다. 대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딱 1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교 1년 사이, 아이들의 인격이 급상승한 것도 아닌데, 왜 대학생들의 차림새는 규제하지 않고, 고등학생의 차림새에는 규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청소년 인권이 나아지지 못하는 이유는 관심의 대상도 적고, 통제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 나와 절실한 연계가 없는 청소년 인권 문제라 생각하니, 그다지 마음이 와 닿지 않았다. 예쁜 조카들과 만약 내 아이들이 태어나 학교의 과정을 밟게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내 일은’ 직접적으로 아니지만, 결국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문제라 생각하니,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책을 읽게 되었다.
 
 
#  아직도 남아있는 획일주의, 통제 위주의 시스템을 학교에서 발견하다.
 
 
  책에서는 입시경쟁의 사회구조, 교사와 청소년과의 관계, 학교를 다니지 않는 비학교-청소년의 인권, 청소년 노동인권, 친권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걸 결정하는 어른과의 갈등, 동성애와 성인식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청소년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모두가 머리를 짧게 자른다고 해서 학업성취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생각한다. 통일된 복장을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나 교육감 등의 위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어른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을 뿐이라 생각한다. 두발문제와 복장규제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변명과 저자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10여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 발자국에 머물러 있음을 알게된다.
 
  학부모들도, 교사들도 다 복장규제와 두발문제에 동의하지 않았을텐데, 왜 사회는 변하지 않는걸까?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모든 사회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의 원인은 무관심에서 시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지하지 않는, 굳이 나서지 않는 과정에서, 변화는 일어나지 못하고, 정체되고, 당사자들은 지쳐버리게 된다.
 
  당연히, 복장규제를 풀면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고, 두발문제를 개방하면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다. 문제가 생겨났을 때, 구성원들과 진지하게 토론해서 변화하는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안된다고 규제만 하는 시선에서, ’청소년’을 ’문제’의 대상으로,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 유지됨을 인식했다.
 
  사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자극적인 내용들을 보면 지금의 10대들은 무섭고 두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성인들이 청소년이었을 때에도,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고, 불온한 시선으로 보았다는 점이 알 수 있다. 대화하기보다, 이건 나쁜거니까 하지 않아야 해, 넌 몰라도 돼, 어른들이 어련히 알아서 좋은 길로 유도할까, 이런 말들이, 결국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른들에게 종속하게 만드는 아이어른을 만드는 일의 연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애들이 문제라는 시선이 아닌,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고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하는 시대.
 
 
  ’인권’이라는 시선에서 접근한 책이기에, 의무는 없고 부당한 권리를 침해받는 사례와 변화의 주장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기에, 청소년 내에서도 변화를 바라는 아이와 그냥 이대로 지냈으면 하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 아이들이 공통된 시선을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은 청소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 생각한다. 제목처럼,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건방진 것들’, ’고생을 해 봐야지’라는 어른들의 시선을 충분히 만족하는 책이기도 하다. 어쩌면 변화는 익숙해진 시선을 고치려는, 다른 곳을 바라보는 고통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교육이 바로서면, 그 나라의 백년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입시경쟁의 문화, 좋은 대학이 더 나은 경제적 여유의 기회를 줌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 우수한 성적이 1등급 쇠고기처럼 우수한 품종으로 선택되는 사회는,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 적기에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해도 후진국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을 ’문제’의 시선이 아닌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보수적이고, 아이가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부모에게 마음이 들지 않겠지만, 지금 아이들의 생각은 여기까지 나아갔음을 인식하는 점은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누구라도 아이와 연관되지 않는 삶을 사는 이는 없다 생각한다. ’나’만의 문제가 아닌, 내가 사랑하는 이가 겪어야 할 문제라 생각이다. 교사가 억지로 아이들을 단속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사회가 나아가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생각한다. 단시간에,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외면한 채로, 자기의 일에 몰두하는 이 시간에도, 아이들의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 보호해야 하는 시선이 아닌, ’인격’적으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라는 시선에서, 꼭 책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 건강한 꿈을 안고 사회를 살아야 하지만, 특히 청소년 시기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괴로워하고 꿈을 잃어버리는 시기가 아니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청소년 때 느꼈던 마음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잠재의식에 남아있기에, 청소년 인권에 대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사회구성원으로서 고민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작은 관심과 대화를 계속해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면서, 조금씩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간다 생각한다. 아이들의 외침을 들어야,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점이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힘들었어도, 아이들은 그 과정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따뜻한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 청소년인권 이야기
_ 공현 (지은이)/메이데이,2009-04-06 00:00:00
- written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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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언니들, 집을 나가다 - 가족 밖에서 꿈꾸는 새로운 삶 스물여덟 가지
_ 언니네트워크 (엮은이)/에쎄,2009-06-10 00:00:00

 

  
 
# 둘만 함께하는 삶이 아니기에, 더욱 고민해야 하는 결혼.
 
  혼자 살아가야하기에, 더욱 고민해야 하는 비혼.
 
 
  서로 사랑해서 없으면 허전할 만큼, 깊은 유대의 끈이 맺어졌다 생각하더라도, 결혼은 쉽지 않다. 그의 어머니와 그녀의 아버지 등 다른 가족과의 연결된 일상과 문화까지 인내하고, 서로 인정하며, 대화로써 살아가야 한다. 둘 만의 행복한 삶을 꿈꾼다거나, 남들 다 가니까, 사회의 흐름에 맞게 살아가야지라는 생각을 가진 이에게는 결혼을 말리고 싶다. 누군가의 기대, 사회에서의 인정에서 벗어나는 독립적인 삶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충분히 깊은 사랑을 받은 본 이는 알고 있다. 절대적 지지 속에 숨어있는 내 의사에도 따라야 해라는 암묵적 의지를 느낀이에게는 결혼이 부담으로 느껴지는 현실도 인정한다. 무엇보다 명절과 가족모임 등, 내가 원하지 않지만, '아내', '며느리'이기에 해야 하는 삶이 부담스러운 이는,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들 그렇게 해 왔기에, 내가 사랑하는 이가 견뎌내야 하는 고통을 바라보는 일은, 남자에게도 즐겁지 않은 일이니까.
 
  혼자로 살아가는 일은 결혼생활 이상으로 힘겨운 의지와 결정이 필요하다. 아무런 간섭없이 당당하게 내 시간을 통제하는 무한의 자유의 삶을 꿈꾼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일 뿐이다. 사소하고 귀찮은 일상의 일을 혼자 해 내야하고,  때로는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 다른 선택지의 삶을 보며, 남들처럼 무난하게 살아도 괜찮을텐데라는 마음속의 외침을 당당하게, 내 삶을 내가 선택했기에 이겨내야해라며 용기내야 하는 힘도 필요하다. 결혼 아니면 비혼이라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법적인 결혼제도를 거부하는 삶을 사는 이에게도, 핍박과 매도를 당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인식의 변화는 필요하다 생각한다.
 
  결혼제도를 부정하지 않는다. 힘겨운 삶, 혼자가 아닌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일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제도가 주는 즐겁고 매력적인 생활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적 눈치를 보며 살아야하는 삶은 불합리하다 생각한다. 명절때 다가오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취업과 결혼 스트레스, 걱정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지나친 간섭들은 잘 살고 있는 솔로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피하게 만든다.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명절이라의 의도를 없애버린다.
 
 
#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도 괜찮아.
 
 
  '엄마', '아빠'가 모두 집에 있는 정상가족이 아니라도, 가정환경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나 자신뿐이라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결혼 전에 따지는 부모님은 뭐하시느냐는 질문, 부모님이 살아계시느냐는 물음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둘이 결혼하는데, 부모님이 왜 중요한 걸까. 가정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게 결격 사유가 된다는 이유에 동의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부모님 세대에서 이혼이 불륜과 파산 등 끝장까지 보는 상황에서 취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지금은 서로가 합의한다면 가능한 선택으로 변한 세대간의 격차에서 오는 차이가 원인 중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남들 다 하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비혼의 삶을 고민하는 이에게 응원의 힘을 전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결혼을 반대하는 반결혼주의자가 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남들이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를 보며 공감을 폭을 넓어갈 때,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난 다른 일을 하는데 괜찮더라는 응원의 힘을 전해주는 책이다.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대면하고, 선택하는 과정, 피할 수 없는 힘겨움과 그 힘겨움을 극복하거나,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28가지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단체에서 나온, 결혼이 아닌 비혼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미혼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자식을 둔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는 가족제도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계기를, 남성에게는 결혼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희생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성찰해 보게 하는 책이다. 특히, 결혼생활을 하는 남성에게는, 결혼제도 안의 늪에 빠진 아내의 힘겨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가부장적인 가족의 모델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순진한 남성에게 더욱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자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공간이 어머니에게 여성에게는 얼마나 힘겨운 과정인지 알게되어, 삶의 가치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될거라 믿는다. 연애에 한참 빠진 연인이라면, 책의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좋다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결혼이 꼭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아닌,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점검하는 일은 필요하다. 수 많은 인생에 놓여진 선택의 과정을 위한 자신의 방향을 설정하고 돌아보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저출산의 이유가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아서, 젊은 미혼여성이 이기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부당하다 생각한다.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건 미혼여성에 대한 매도가 아닌, 어떻게 하면 아이를 낳아도 아무런 걱정없이 아이들을 성인으로 성장하게 만들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정책적 지원을 하는 일이다. 양육비에 대한 지원과 합리적인 교육제도가 잘 정비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생각한다. 결혼하는 일을 희생으로 만드는 가부장적인 제도를 사회에서 함께 공론화하면서 고민하는 일도 필요하다. 잘 만들어진 제도를 이용하되, 누군가에게 희생이 되는 일을 무력화할수록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할까. 어떻게 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지,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나누며 고민해 봐야겠다.

- written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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