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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항하는가
_ 세스 토보크먼 지음, 김한청 옮김/다른,2010-07-20 00:00:00

  중학교 1학년때인가 학원을 갔다가 11시쯤 귀가를 했습니다. 엄마는 거실에서 TV를 보고 계셨는데 TV에서는 커다란 빌딩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저는 신발을 벗으면서 엄마한테 아주 순진하게도 저 건물 왜 불타고 있는거야?라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TV에 시선을 집중하신 채 와서 직접 보라고 하시길래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소파에 앉아 함께 TV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지나니 replay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더군요. 비행기가 슝- 하고 날아오더니 쿠왕- 하고 빌딩에 머리를 박았습니다. 폭발이있었고 그 동영상을 찍은 사람도 도망가느라 바빴는지 이리저리 초점이 흔들리며 비명소리와 함께 끝이 났습니다. 불타는 빌딩과 흥분한 기자, 앵커의 목소리에 이어 이번엔 위태롭게 서 있던 그 건물이 폭삭, 정말 그 자리에서 정신을 읽고 쓰러지는 사람마냥 무너졌습니다. 지금 내가 보고있는 게 뉴스인지 블록버스터 영화인지 잘 구분이 안되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는 곧 TV를 끄셨고 저보고는 이제 늦었으니 그만 들어가서 자라시고는 안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날은 2001년 9월 11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3년이 지나고 4년이 지나 고등학생일 때에는 영어회화라는 과목이 있었고 우리 과를 맡았던 외국인 교사는 Mr. Rogers로 시사와 세계 정세에 무척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두 번 들어있는 수업이었지만 매 시간 영자신문을 읽고 제 1면의 논점들에 대해 토론을 하고, 그에 대한 에세이를 써서 내야 했으며 강의를 듣고 시험도 봐야했기 때문에 당장 내신과 수능이 급한 학생 입장에서는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죠. 물론 열심히 한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전 지금보다 훨씬 무기력하고 무관심한 꼬맹이였기 때문에 조지 부시 따위, WMD 따위, 북한 따위 알게 뭐람 하고는 신문도 읽지 않고 토론시간에 졸고 시험은 벼락치기로 공부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라는 데에 언어 장벽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후회합니다. 왜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때 나는 가만히 있었을까. 왜 나는 금방 잊고 마치 전 세계가 지금 여기처럼 태평하다고 눈가림하려 했을까.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금에라도 후회하는 걸 다행으로 새악ㄱ합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책이 만화라고 하더라도 읽지 않았겠지요. 신문을 봐도, 책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고 너무 어려운 것 천지라서 그저 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런걸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 안이한 생각으로 어느새 20대 중반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로 와버렸네요.

  더 이상 제 무지를 묵인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다짐은 이 책을 읽기 전에 한 것이지만 앞으로도 항상 새로 각오하겠다는 느낌으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아직 이 책의 메시지를 실행에 옮겨 직접 저항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저항을 해야 하는지는 익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심이 1단계, 그리고 상황 파악이 2단계. 2단계까지 제가 성장하고 나면 3단계 의견 및 의지 표방, 그리고 4단계 실행으로 이어질 겁니다. 몇 년이 걸릴 지 몇 십년이 걸릴 지 모릅니다. 말이 4단계지 사실은 무수히 많은 중간 보스를 해치우고 자신을 추스려나가는 과정이 저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어릴 적 풀던 수학 문제집에 한 번호 아래에 수많은 새끼문제가 있는 -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 문제가 있죠. 마치 그것 처럼 지금 말하고 있는 제 무지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저를 괴롭힐겁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 지금 이렇게 남긴 글이 부끄러워서라도 그만 두지 못하게 되기를. 좀 더 어른이 될 수 있기를.

P.S. 이 글을 읽고 나면 지금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으시겠죠? 구체적인 길을 잡지 못해 아지곧 갈팡질팡하는 저에게 작은 충고 부탁드립니다. 쉬운 책 한권 추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일, 분명히 이론적으로는 배웠을테지만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 방법들. 모두 환영합니다. 도와주세요.


- written by 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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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베스트서평2010.09.26 18:45
제리
_ 김혜나/민음사,2010-06-11 00:00:00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2010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데 가능하면 찾아서 읽은 문학상 중 하나가 바로 이 상이다. 책을 받아들고 표지 등을 보면서 처음 느낀 점은 얇다는 것과 소녀 취향의 그림이란 것이다. 바로 읽을 수도 있었는데 뒤쪽 심사평을 읽으면서‘치명적인 성애묘사’란 표현에 문학상 수상작이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했겠는가 하고 내려 보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몇 쪽을 읽지 않아서 바뀌었다. 너무나도 적나라하고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한 편의 포르노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문학을 통해 이런 경험을 했다.

사실 이런 표현이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유명한 마광수 교수나 장정일의 작품 속에서 이미 표현된 적이 있다. 이 작품들이 세부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했지만 그 시절에 이런 묘사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정도는 아니었다. 몰래 보고 자신의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뒤섞어 표현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아예 유명한 문학상을 받았다. 대단한 변화다. 이런 변화가 인정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진보이기도 하지만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청춘들의 삶과 방황이 현실의 한 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제리는 노래방 도우미로 온 남자의 이름이다. 그가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를 우연히 지명한 화자 나의 행동과 심리로 그려진다. 그녀는 노래방 도우미가 열심히 놀려고 할 때 오히려 즐겁기보다 어색하고 그 속에 몰입하지 못한다. 술로 시간을 때우고, 시간이 끝난 후 다른 파트너를 부르자는 동료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를 불러낸 것은 바로 이 어색함을 조금이라도 들어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와의 시간 속에서 즐겁게 놀지 못하지만 그녀가 느낀 감정은 솔직한 성욕이었고, 이 감정은 꿈도 희망도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는 현실의 그녀에게 하나의 도피처가 된다.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20대는 도덕적 시각에서 보면 음탕하고 반도덕적이다. 술과 섹스와 일탈을 즐기려는 마음만 가득하고 미래에 대한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 미주가 나에게 꿈을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하지 못하는데 이것은 많은 20대의 현실이다. 추상적인 꿈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대부분 그림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다. 이들을 보면서 대학 도서관과 영어회화학원을 오가면 스펙을 쌓고 있는 대학생을 생각하면 완전히 딴 세상 아이들 같다. 이런 양극화는 현실 속에서 이미 벌어질 만큼 벌어졌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화자가 자신과 선후배의 미래를 생각할 때 현실의 높은 벽과 넓은 틈새는 결코 낮아지거나 좁아지기는커녕 더 커지기만 한다.

현실 속 청년들은 이미 불공평한 경쟁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외모 차이, 부모의 재력 차이, 학력 차이 등을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현실의 이런 차이가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다. 그 때문에 제리가 “그런데 내가 진짜로 무서운 건, 죽어서도 이대로일까 봐, 죽어서까지도 늘 이따위 신세일까 봐, 또다시 이 바닥으로 떨어질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214쪽)란 말에서 잘 드러난다. 이런 그들에게 술과 섹스에 대한 갈증과 탐욕은 일시적이면서도 충동적일 수밖에 없다.

화자의 삶과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사회에서 루저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삶을 만나게 된다. 학창시절엔 날라리란 이유 때문에 선생에게 성희롱 당하고, 이 사실을 믿어주기보단 그녀를 탓하는 현실을 만난다. 졸업 후 갈 대학이 없어 2년제 야간전문대에 들어갔지만 이것은 단지 다른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는 욕구가 아니라 시간을 흘려보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외로움 때문에 술과 섹스를 제외하면 아무런 감정 교류도 없는 강을 만나고, 가족과의 단절은 타인과의 관계보다 못하다. 이런 그녀의 일탈과 방황 속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조그마한 깨달음과 감정은 이 시대 20대의 조그마한 성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노골적인 성교 묘사 너머에 있는 그들의 삶은 조용히 가슴 한 곳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든다.


- written by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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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방목 아이들
_ 리노어 스커네이지 지음 | 홍한별 옮김/양철북 ,2010-06-07 00:00:00

학창시절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내 자식은 이렇게 키우지 말아야지'라며 미래의 육아지침을 마음에 새기곤 했다. 당시 내가 당했던 통제를 자식 대에서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하고 좀더 넓은 의미의 육아와 교육의 기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기존에 어설픈(?) 육아·교육에 대한 입장이 훨씬 업그레이드 되었다. 우선 내가 생각하던 육아방식이 ‘통제’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깨달음을 전파하기 위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주변에 이야기하면 아직 애가 없어서 그래 키워보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 그런 비아냥에도 자신 있었다. 이미 중심이 서 있었다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막 떠올린 아이디어가 아니라 세월을 거쳐 형성된 철학이라는 믿음이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것인가

아이가 나오고 나서 행동에 돌입했다.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작고 어설프게 생긴 아기를 보면 어쩐지 부모인 내가 전적으로 도와줘야 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솟는 것이었다. 위험에 대한 불안감도 늘어서 그런 것도 있다. 아이에겐 아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있음이 또 하나의 요인이다. 서로 애를 학대한다고 사사건건 충돌하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예가 감기 때 병원 가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 병원에 간적이 없었다. 물 많이 마시면서 쉬거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으면 하루 만에 거의 나았고 심하면 ‘종합감기약’을 먹었다. 약이 듣는 것은 아니었다. 감기에는 약이 없으니까. 내 아들도 그러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딱 두 번 병원에 데리고 가봤다. 40도 가까이 이틀간 열이 지속되었을 때, 얼굴 전체에 두드러기가 솟았을 때. 결국 내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 증명이 되고 말았다. 항생제를 거부하는 부모에게 타이레놀 처방이 전부였던 소아과 의사와 두드러기의 원인은 모르겠고 ‘접촉성피부염’이라는 광범위한 처방을 내리는 피부과 의사는 내가 원한 전문가가 아니었다.(나는 의사를 별로 믿지 않는다. 그들도 ‘장사’를 해야 하니까) 앞으로는 병원 데리고 갈일이 더 없어질 것이다. 요즘은 처도 내 쪽으로 점점 돌아서고 있는 것을 느낀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좋은 공부다. 엊그제 대학친구의 식구들이 놀러와서 이틀간 묵었다. 동네 개울에 물놀이를 갔는데 나는 물가에서 5미터쯤 떨어져서 자리를 깔고 그늘아래 누워있었다. 눈을 감고 솔솔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곧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들려오는 첨벙첨벙 하는 소리. 가끔 큰 돌을 던져서 큰 물장구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제지할 생각은 없었다. 첨벙첨벙. 연이어서 들리는 물장구, 좀 불규칙하게 들린다. 이거 허우적거리는 소리다! 눈을 떠서 바라보았다. 아이가, 없다. 맨발로 뛰어서 물로 들어갔다. 기껏 무릎정도 되는 물깊이다. 아이는 빠져서 곧 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엎어져서 허우적대는 아이를 건져내어 물가로 나왔다. 화장실에 간다고 애보라고 신신당부하던 엄마가 뛰어왔다. 아이의 충격보다 처의 나무라는 소리가 더 두려웠다.

그건 결국, 꿈이었다.

친구네 아이와 엄마는 우리아이와 함께 같이 있었다. 시종일간 아이 곁에 바싹 붙어서 돌 던지고 노는 아이를 감시했다. 하지마라, 너무 큰 돌을 잡지 마라, 미끄러질라 조심해라, 엄마 손잡고 걸어라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개울의 징검다리를 건널 때부터 그랬다. 아예 안아서 건너갔다(위험하다). 나는 네 살 아들에게 혼자 건너기를 권했다. 아이는 무섭다고 했다. 물을 건너서 손짓을 했지만 징징거리며 아빠가 오기를 바랐다. 물속에 다리를 담그고 건너가서 아이의 손을 잡아서 건너게 했다. 가끔 돌이 흔들리는 것이 있어서 자세는 불안했다. 손을 놓고 스스로 건너보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뒤에서 감시하는(?) 애엄마 때문에 포기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동생과 자유롭게 놀 수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일 뿐 아니라 계곡의 큰 바위 위를 올라가는 것도 제지당한 적이 없다. 산 사이에 걸쳐진 나무다리를 건너는 것이나 밧줄로 묶인 위험해 보이는 외다리, 절벽을 오르는 철제계단을 오를 때도 스스로 했고 조심해라를 수십 번씩 외치는 지금의 부모들과는 달랐다. 너무 흥분한 순간에 적절하게 주의할 것을 주지시키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가끔(사실 어린시절에 무릎은 성할 날이 없었다) 무릎이 까지거나 손바닥이 까져도 놀다가 그런 것이라 다음번엔 좀더 주의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정도였다. 담을 넘다가 입가가 찢어져서 열두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은 때에도 나의 ‘부잡스러움’을 나무라지 않으셨다. 그렇다고 해서 놀지 않게 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좀 더 주의력이 생기고 위험함을 인지하게 된 정도랄까.

아이는 스스로 큰다
지금 아이들은 너무 과보호 속에 자라고 있다. 주체적 놀이라는 것을 경험할 틈도 없다. 시골 초등학교 6학년들에게 발피구(둥그런 원에서 공을 차다가 놓친 사람이 원안에 들어가서 공을 맞거나 잡는 게임)를 가르쳐주고 ‘사부님’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을 정도다. 내가 그 나이 때는 짬뽕, 오징어, 구슬놀이, 팽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등을 하고 놀았다. 요즘 아이들은 기껏 공을 차거나 공을 던지거나 하는 프로스포츠 흉내 내기밖에 할 줄 모른다.

네 살 아들이 돌을 잡을 때마다 “이거” 하면서 검사를 받는다. 그럼 아이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돌의 크기가 충분히 작다는 것을 인정해준다. 그런 돌을 던지면서 논다. 세상에 물에 돌을 던지면서 자신이 들 수 있고 없고를 엄마가 결정해준단 말인가.

모두 두려움 때문이다. 아이가 빠지는 꿈을 꾸는 것처럼 혹시 우리 아이가 하는 불안감이 행동을 제약한다. 아이의 행동뿐만 아니라 부모의 행동도 제약된다. 미국에서는 아이가 두블럭 (몇 백 미터 정도 되지 않을까) 떨어진 곳에 심부를 다녀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차로 데려다 주거나 부모가 동행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는 것은 ‘아동학대’에 속한다. <뉴욕범죄수사대><크리미널마인드>등은 갖가지 기상천외한 범죄만을 생산해내고 있지 않은가. 실재하지 않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자유방목아이들>의 저자 리노어 스커네이지는 지극히 평범한 부모이다. 아이를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키우기 위해 ‘자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지금 아이들은 행동 결정권이 전혀 없다. 핸드폰으로 우유를 먹어도 될지 옥수수 빵을 먹을지 컵케익을 먹을지를 결정해주는 부모의 명령을 기대할 정도다. 모두가 두려움 때문이다. 뉴스와 드라마는 범죄와 사고의 가능성을 크게 부각한다. 시청률을 위한 선택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내게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반복적인 노출로 굳어지게 돕는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것을 어른인 자신이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발전시킨다.

통제는 불가능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주변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을까.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나을지 골프채를 잡게 하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학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학원에 보내서 나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정도는 어느 부모나 다 하는 것이다. 차라리 학원을 보내지 않고 도제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가능성’면에서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는 부모는 드물다. ‘주류’에서 벗어날 경우의 불이익이 두렵기 때문이다. 오로지 모두가 꿈꾸는 희망을, 소수가 잡게 될 그것을 바라고 있는 꼴이다.

초등학생 아이들 몇 명이 와서 당신에게 뗏목을 만들어 여행을 가겠다고 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위험해서 안돼”하겠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떤 ‘쿨한’ 삼촌은 기꺼이 그러라고 하고 아이들이 만든 뗏목을 강가에 차로 실어다주기까지 했다. 조끼를 다 입히고 태워주고 물로 밀어주기까지 한다. 아이들은 뗏목을 타고 그것이 상상하던 모험과 다름을 느낀다. 강의 급류를 타고 흐르기라도 하면 두려움은 급속히 는다. 이때 그 삼촌은 미리 매어 놓은 줄을 당긴다. 강가에 도착한 아이들은 삼촌의 배려에 감사하고 진짜 모험의 설렘과 철저한 계획 없는 실행에 대한 두려움을 배운다.

‘만들어진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을 위해 자신이 자라던 시절을 떠올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뉴스의 범죄를 내가 당할 확률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에 가깝다. 이런 확률의 사건에 대한 기대로 맘을 졸이고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잘 되지 않는다고? 티브이와 신문을 끊어라. 그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단다.


- written by 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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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B급좌파:세번째 이야기>를 읽는다. 언제나 명쾌한 문체의 김규항의 글이라 술술 들어온다.

몇일 전 누군가 해준 김규항-진중권의 논쟁이 생각이 난다. 진보신당의 대중화에 대한 비판이라한다. 진중권이 이에 화답하여 이야기가 꽤나 오간 모양이다. 진보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닥 잘 행하는 것이 없어 별반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보니 좀 안타깝다. 계급과 진보주의라는 명제가 공허하게 다가온다. 말하는 이는 어떤 실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현실적으로 실천하기에 한 집단을 규정지을 수 있을까? 싶다. 그에 대해 좌파 바바리맨으로 댓구한 것도 어쩌면 또하나의 규정이지 싶다.

 

그런 생각이 들고나니 글이 눈에 안들어온다. 왠지 타자만 있고, 주체는 없다. 나는 무엇을 하고 나는 무엇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선명한 칼의 자루는 숨겨진 느낌이다. 그래서 진중권이 숨겨진 난장이나 신학으로 비판한 모양이다. 그러나 공격이든 방어든 별로 진보적이지도 않고, 발전적이지도 않아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은 박래군이다. 누구에 못지 않은 사람으로, 책보고 글써가며 살아갈 수 있겠지만 항상 실천현장에 있다.

 

또 한사람 부동산계급사회를 쓴 손낙구다. 국회의원 보좌관일때도 집에는 100만원만 가지고 갔다. 나머지는 당으로. 부부가 사회운동하느라 예술고를 가고 싶어하는 딸 뒷바라지 못해 나오는 한숨이 기억난다.

 

또 한사람 박원순이다. 논쟁보다 대안을 만든다. 그래서 신선하다. 힘이 난다. 드러내지 않는다. 남을 규정짓지 않는다. 그래서 난 그가 진짜 좌파같다. 그래서 100인의 책마을의 한국의 좌파열전 결론도 그렇게 썼다.

 

어쨋든 그래도 두 사람 모두 소중한 사람이다. 현격히 밀리는 여론전에서 그나마 목소리를 내니 말이다. 다만 총구를 나의 순결함을 위해 쓰지 말고,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서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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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_ 공지영 (지은이) /창비(창작과비평사),2009-06-30 00:00:00

 어째서인지 그녀의 책들은 읽고 나면 한동안 머리 속을 정리하느라 차분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고등어'를 집어들었을 때도, 읽고 나서 한동안 약간 우울감에 잠겨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영화는 안보고 책으로만 읽었는데 펑펑 울고나서 다시 공부하려니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더라구요. 제 주변 사람들은 그래서 공지영씨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청승맞다나요...? (전 청승이라는 말 뜻의 의미도 잘 모르겠더군요;; ㅋㅋ) 하지만 그렇게 차분하게 우울감에 잠겨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 '고등어'를 읽고 나서 내가 이 책을 왜 읽었을까 후회했던 것도 잊고 도전! 게다가 이 책, 페이지수가 얼마 안되잖아요 ㅋㅋ 왠지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죠.

  결과적으로 금방 다 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고등어'를 능가해 저를 짓누르더군요. 저는 이런 종류의 사회적 부조리를 몸서리칠 정도로 싫어합니다. 무진시에는 자애 학원이라는 농아들을 위한 학교가 있습니다. 농아들 중에는 태어날 때는 정상적이었다가 나중에 귀가 먹은 아이들도 있고, 태어날 때부터 다른 지적 장애까지 동반한 아이들도 있죠. 그런 아이들을 데려다가 공부를 시키는 곳에서 있어서는 안되고 입에 담기도 힘든 일이 벌어집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교장, 행정실장, 그리고 생활지도담당 선생님이 그곳 아이 몇명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것이죠. 지적 장애까지 겹친 유리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15살이 되기 까지 계속 세명에게 돌아가며 성폭행당하고, 그저 듣지만 못할 뿐인 연두는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추행에 그치고, 그리고 민수와 얼마 전 자살한 그의 동생 영수에게까지 손을 뻗치는 등, 남여를 가리지 않고 추행을 일삼아 왔습니다. 기숙사 사감이라는 윤자애는 아이 손을 돌아가고 있는 세탁기 안으로 넣어 린치를 하고 있질 않나, 밥은 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고, 도대체 이런 학교가 실제로도 있을까 싶었어요.


  자애 학원의 이런 어두운 면이 드러나게 된 것은 이 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들어오게 된 강인호라는 선생님이 등장하면서입니다. 그는 서울 살다가 실직을 하면서 아내가 소개받아온 무진의 교직자리를 거절하지 못해 무진으로 내려오게 된건데요. 농아 학교라서 미리 수화도 배우고 이번 직장만은 어떻게 잘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내려왔건만, 영 학교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거죠. 그도 정의의 사나이는 아니었지만 무진에는 같은 학교를 다녔던 서유진이라는 여자선배가 무진 인권 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강인호씨는 영문도 모르고 그냥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나보다 했던 일이 정말 장난이 아니게 지저분하고 더러운 일이었던 겁니다. 아이들의 증언을 추가할 수록 성폭력 상담센터 소장, 무진 인권센터 사람들, 강인호, 연두의 어머니, 거기다가 수화를 통역해주는 통역관까지 그 학교에서 자행된 범죄에 그만 할 말을 잃습니다. 아마도 이 어린 아이들 - 고작 15살밖에 안된 중학생이니까요 - 은 어른들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그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준다는 것에 안심하고 모든 것이 잘 되리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죠. 저는 처음부터 너무나도 끝이 명백한 이 이야기에 계속 마음이 죄여왔습니다.


  상대는 무진시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무진의 윗자리들은 다 무진고, 무진여고 출신이거나 영광제일교회를 다니거나, 아니면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있거나 등등등... 이 이강복-이강석 형제에게 잘못보여서 좋을게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던거죠.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도 선뜻 도와준다고 하지 못하고 말이 안되는 소리 취급을 합니다. 우리 사회의 윗자리는 다 한통속이라는데 이 책에서만큼 그걸 여실히 느낀 적이 없네요. 침을 뱉고싶을 정도로 불쾌했습니다. 경찰서도, 교육청도, 시의회도 다 그 나물에 그 밥. 서울의 방송사 피디에 의해 이 사건이 조명을 받게 되고 잘 풀려가는 듯 했지만 여전히 법정에서 그들의 죄를 입증하기에 그들의 입지는 너무나도 보잘것 없었습니다. 그저 사회 정의라는 허울뿐인 명제를 딛고 서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거에요. 연두는 정말 법정에서 영특하게 답변을 해 주었고 유리도 민수도  모두 없던 힘까지 짜내주었습니다. 하지만 민수와 유리의 보호자는 그저 무식과 가난에 그만 두 손 들고 합의를 하고 만거죠. 민수의 부모님은 두분 다 지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설득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 거고, 유리의 할머니는 처음에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지만 유리 아버지의 병원비와 유리 대학 자금까지 대준다는 말에 계속 마음이 걸려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습니다. 성폭행에 대체 합의라는게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하지만 제도가 그렇게 되어있는걸 어쩌겠어요. 당하는 사람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법의 허술함이 와닿지 않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잠시 희망의 빛은 반짝였다가 다시 어둠속으로 묻히고 말아요. 이강석-이강복 형제는 그들의 연줄과 인맥으로 결국 집행유예를 받게 되고 실형을 사는 건 생활지도교사라는 박보현 하나에 그칩니다.


  정말 분통터지지 않는 일일수가 없지요. 강인호도 서유진도 그 일에 관여한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투쟁은 여기가 끝이 아니기에 법정에서 졌다는 사실만으로 풀죽어있으면 안되었어요. 끊임없이 시위를 벌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시금 동분서주하는 동안 강인호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물론 자신의 딸, 새미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정말 두손 두발 걷고 그 사람들을 저주하며 그 사람들이 처벌받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겠지만 가정에서의 그의 위치는 돈을 벌어와야 하는 가장이자 아내 아는 사람의 소개로 자애원에 오게 된 기간제 교사에 불과했던 겁니다. 그다지 뚝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편이 아니었던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자애원 아이들을 도와주겠다는 결심을 뒤로 한채 무진으로 내려온 아내에게 설득당하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사실 강인호처럼 사건에 깊이 관여하기를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자신이 그런 위치에 있는데 정의 운운하면서 가족을 내버릴 수 있는지. (거기다가 가족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이에요.) 이런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을 원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할거야라는 생각으로 한발 물러서고 말겁니다. 저도 그런 상황에서는 뒷걸음질 칠 것을 알기에 더더욱 마음 한켠이 에려왔어요. 끝내 무시당하고 핍박받고 궁지에 처한 이들을 외면하고 서울로 떠나는 강인호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소시민적 태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소시민적 태도라고 해서 꼭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에요. 가정을 지킨다는 것도 참 숭고한 일이지요. 딸아이를 먹여 살리고,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닐겁니다. 한 남자로서 직장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공지영씨는 이런 태도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단순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폭로하기 위해 이 책을 쓴걸까요? 이 세상이 광란의 도가니라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 강인호를 통해 우리의 끝까지 진실을 위해 매달리지 못하는 태도를 꼬집고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 쓰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결말처럼 우리가 수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해도 그것이 허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진실로부터 멀어지거나 아니면 진실을 추구하는 데에 지쳐 나가 떨어지게 만들죠. 서유진이라는 사람은 강인호와 다릅니다. 일단 직장부터 다르잖아요. 무진 인권 센터라니까요. 그녀는 끝까지 세상에 소외받는 이들을 위하여 일할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녀를 보면서 드는 제 생각은 세상을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할까 하는 것입니다. 조금만 편해지자면 편해질 수 있건만 그 알량한 정의와 양심때문에 내 인생 하나를 오롯이 바쳐야 하는가도 딜레마죠.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한다는 것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선뜻 나서기 힘들테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강인호와 서유진을 왔다갔다 하는 통에 제 마음이 너무나도 번잡스러웠습니다. 왠지 내 자신이 비난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런 자극을 받음으로 인해 의식의 저편에서 무언가 조그마한 것이 바뀌지 않았을까요? 이 책 하나로 제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소시민일거고 여전히 무기력하게 공부만 해대는 학생이겠죠. 그래도 이런 계기들이 조금씩 쌓인다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읽은 것 치고는 할 말이 참 많네요. 교과서적으로 다루어지는 주제이긴 하지만 그 내용이 정말 충격적인 만큼 저를 흥분의 도가니에 밀어 넣게 하는 책이었네요. 책을 읽은 건 좀 시간이 지났지만(한 2주일 전쯤?) 이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정리해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서평을 썼다면 그냥 흥분한 상태에서 지껄이는 헛소리밖에 나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ㅎㅎ 진지한 주제를 싫어하시는 분, 말 그대로 재미있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런 류의 책 질색하시겠지만 한번쯤 이런 우울과 진지함의 경계에 서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사실 여름쯤 나온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었겠지만 (공지영씨 소설은 나오면 보통 베스트셀러니까..) 뒤늦게 공지영씨의 책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예전 책들을 읽어보았더니 꽤 맘에 들었다면, 이번엔 '도가니'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아아, 저는 이제 잠시 연두와 유리를 품에 안고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와 함께 안녕을 고해야겠네요. 다음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될 때까지 말이에요.

- written by 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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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추천도서2010.09.20 16:48

불량엄마 납치사건
_ 비키 그랜트 지음 | 이도영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2010-06-10 00:00:00

이책은 그다지 관심도 없다가 받아든 책인데, 의외의 수확을 건졌다고 해야 할거 같다.  요즘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무척 많긴 하지만 이책은 그저그런 아이들의 우습지도 않은 추리물이겠거니 했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작가의 글맛이 꽤 재미나다.  읽는 가독성도 엄청나고 엄마가 실종된 이유를 찾아가는 우리의 13살짜리 주인공의 추리도 재밌다.

불량엄마라..... 도대체 어느정도의 행동을 해야 불량엄마인가 라고 묻는다면 책속 주인공 엄마가 딱 그 짝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식앞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물어대고, 식사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주식이며, 꽥꽥꽥 잔소리를 해대는 그야말로 자식입장에서 보자면 정말 가관인 엄마.  그러면서도 그 엄마가 밉지 않은건 뭣보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불의를 보면 참지못하는 그 욱하는 성격이 웬지 정의의 여전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엄마 입장에서 글을 읽다보면 자식에 대한 걱정이 뭣보다 강한걸 느낄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6살에 아이를 낳은 미혼모로 먹고살기마져 빠듯한 엄마가 법대를 나오기 위해 공부를 하고 강의를 들을때 자식을 데리고 다니며 같이 수업을 들은 덕분에 아이는 엄마가 어느날 바람과 같이 사라졌을때 당황하기보다 하나하나씩 추리를 하기에 이른다.  물론 강의를 들은 덕분이기도하지만, 엄마가 일하는 법률사무소에서 잠깐 일을 봐준 덕분으로 많은 부분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쁜 사람에게 납치되었을 엄마를 찾아 추리에 나선다는 설정 그 자체보다는 이 책 곳곳에 숨겨진 아이의 위트와 재치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비록 위험한 상황이지만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생각했을 법한 생각들을 그려냄으로서 심각성 보다는 재미와 웃음이 함께 할 수 있는 글맛을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반전을 꾀하는 구성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입체감이 있어서 읽다보면 웬지 정말 발끈하면서도 왈가닥이고 게다가 정의감에 불타는 젊은  엄마가 책속에서 막 튀어 나올것만 같은 착각도 들 정도다.  물론, 그 옆에는 추리를 한답시고 위험한 곳에 대책없이 뛰어드는 우리의 주인공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름 영화로 만들더라도 나쁘지 않은 캐럭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청소년 소설이다보니, 약간의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재미로 본다면 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재밌는 책인것만은 분명하다.

- written by 빨강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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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베스트서평2010.09.20 03:39

 

 

현대사의 질곡을 거칠게나마 훑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깊은 울림 같은 그런 것, 책을 덮고 나서 멍해지는 그런 느낌이 없다. 뭔지 모르겠지만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소설을 지식으로 접근한 느낌이랄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책을 덮고 났을 때 혹은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강남이 만들어질 때 이랬구나 내지는 사람이 약삭빠르게 움직여야 잘 산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 보슬비

 

이데올로기가 휩쓸고 간 조그만 이 땅에서 약자는 더욱 약하게 강자는 더욱 강하게 만든 자본의 힘이 권력과 맞물려 급기야는 부동산으로 알을 낳듯 부를 낳아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벌고자 경쟁사회로 만들어져버린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소설의 배경이라고 하기에 꿈처럼 허망하다. - 릴리

 

황석영 선생은, 자유당 때부터 있어 온 정치 깡패 김진의 이야기를,  꽃뱀이자 복부인의 박선녀의 이야기를, 기회주의자 심남수의 이야기를, 또한 빠질 수 없는 조폭 홍양태의 이야기를, 그리고 가난한 자를 대변하는 임수정의 이야기를 깍아지른 듯 배치시켜 놓았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대성 백화점'이란 성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 stella09

 

당시 강남 개발에서 비롯된 사회적인 병폐로 오늘날까지도 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의 바람의 근본을 파헤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근대사의 정치적, 시대적 흐름을 함께 알 수 있는 굵직한 이야기이다.  - 재윤맘

 

'욕망'이란 것이 어찌 붙들려만 있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다른 먹이감을 향해 내달리려는 것이 아닐런지. 그래서 그들은 한낱 꿈속에 파묻혀버리게 된다. 어이없이 허물어진 백화점 안에 깔린 박선녀처럼, 혹은 간신히 백화점에서 탈출해서 무너져버린 백화점을 바라보기만했던 박진 회장처럼 욕망이 도망쳐버린 그곳은 허무한 공기만 남아있을 뿐이다. - poison

 

대단하다고 연신 감탄을 함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좀 어렵고 지루하게 읽혔다. 이야기 자체는 '지루함'과는 오히려 거리가 멀지 않았을까? 긴박감과 속도감이 있는 전개였는데, 자본주의니 근현대사니 이런 것에 눈이 어두운 무지몽매한 독자인 까닭에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지 못 했던 것 같다. - 막내동생

 

황석영은 단순한 사건 이상의 의미를 담은 삼풍백화점 붕괴를 비유하여 그 사건의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마담 박선녀의 삶을 통해 부동산 투기와 주먹세계의 권력의 흐름이 어떻게 정치권력과 경제권력과 유착이 되고 그 각각의 권력이 어떻게 맞물리며 우리의 현대사를 짓뭉개버렸는지, 현재 자본의 축적과 강남의 소수특권계급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숨가쁘게 진행되면서도 그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 치카

 

책을 읽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은 누구일까?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설속에 나열된 부동산 투기자들에게 분노의 하이킥을 날리고 싶은 마음일게다. - 술패랭이

 

박선녀와 같이 붕괴된 현장에 매몰된 임정아는 사실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희망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삶은 가난하고 힘들고 어렵지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매몰된 현장의 생존자라는 의미에서 희망의 빛을 본 것이다. 현실과 미래엔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박선녀의 호의를 거절하는 당찬 모습에선 굳센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그녀 집안의 과거를 통해 드러나는 일반 민중의 삶은 위정자들의 거짓과 위선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녀 부모를 통해 드러나는 도시빈민의 삶은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 행인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강남의 역사를 보는 듯했고 한국의 역사를 새로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 황석영님의 역시나 대단하신 것 같다. 지루할 것 같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할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 루사

 

개발 시대의 욕망과 치부를 드러내는 사건과 인물들이 맺는 관계를 보면서 씁쓸했고 ‘돈의 냄새는 구리다’는 말을 다시 떠올려 본다. 그럼에도 ‘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 마음은 뭘까? - 아폴론

 

사실 그동안 스쳐지나가듯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자세히 드러나면서 솔직히 그저 소설이라고 말하기에 우리의 근대사가 참 아프더군요. 그냥 정말 이것은 꿈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 보슬비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의 말미에 이르면 그들 모두는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허탈함을 느낀다. 구운몽과 같은 환몽설화는 그리 낯선 구조는 아니지만, 강남으로 상징되는 개발신화와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의 이야기라는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새로운 감흥을 준다. - 노란가방

 

정부수립 때부터 삼풍백화점 붕괴 때까지 남한의 개발주의가 가져 온 인간의 온갖 욕망과 그 파멸을 파헤쳐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에 부역하던 권력층들이 해방 뒤 새로운 변신을 꾀하여 고위 공무원 출신과 화류계 여성과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여 땅값을 조장하여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모습들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 littlechri

 

결코 모든 것들이 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백화점을 보면서 그저 꿈이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누구든 뼈져리게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꾸었을 부와 명예를 가지는 꿈들, 역사와 함께 쌓여온 보통 사람들의 삶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삶도 엿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네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상처까지 볼 수 있다. - 학진사랑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강남 땅투기꾼과 친일파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다. 과거 청산 문제가 제기 될 때마다 친일파들의 논리는 그 시대에는 어쩔수 없었다, 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한 것이다라는 것이 그들의 주된 항변이다. 게다가 부정·부패로 이룬 그들의 부동산 투기역시 그것도 능력이다라며 교묘히 물타기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들을 비판하기 보다는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를 전체적으로 풍긴다. 어찌보면 현 수구기득권의 성공기를 다룬듯하다고나 할까? - 호의은행

 

이책을 읽고 나서는 웬지 격변기 70,80년대 역사소설을 한편 만난 기분이다. 각자 그네들의 삶을 통해 역사소설을 읽고 우리시대의 아팠던 파란만장한 삶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기분이었다. 단지, 너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삶을 하나하나 파헤치다보니, 어느 누구의 삶도 아닌 어중간한 글이 되지 않았나 싶은 기분이 든다. 물론, 의도하는 바가 있었겠지만 나는 좀 불편했다. - 빨강앙마

 

작가는 속물근성으로 가득한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해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폄하하지 않는다. 그저 객관적 서술로 인물들을 담담하게 이야기 할 뿐이다. 어쩌면 그래서 소설은 더 현실적이다. 티를 내지 않지만 대부분 돈에 대한, 부에 대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부동산, 펀드, 주식, 투자에 골몰하는 현실 속 우리의 모습. 바로 소설 속 주인공은 특별할 것도 없는 우리 자신들에 대한 자화상이었다. - jjolpcc

 

제목마냥, 이런 지저분한 우리들의 과거사들이 다 꿈이었다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삼풍 백화점 자리에 화려하게 서 있는 새 건물을, 그 근방에 장성마냥 늘어선 부촌 아파트들을 생각하면, 우리네는 아직도 그 꿈에서 못 깨어나고 계속 허우적 대는 게 아닌가 싶다 -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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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분류없음2010.09.15 18:17

대홍수
카테고리 만화 > 그래픽노블
지은이 에릭 드루커 (다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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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만화소설 쯤 될까?)이라는 장르는 아직 생소하다. 특징을 꼽자면 색이 강렬하다. 함축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많다.  주로 뉴욕출신의 작가들이 많다. 등이 될 듯 싶다. 슬렁슬렁 읽으면 30분이면 충분한 시간이지만, 느낌을 가지고 읽는다면 미술관의 명화 감상만큼 시간을 잡을 수도 있다. 작가가 표현한 형상, 이미지, 스토리 라인, 표정, 색과 거침이 주는 느낌을 다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좋은 영화를 함께 본 사람들의 대화가 풍부해지듯이 이 책은 이야기를 잉태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이끈다. 

 

 산업혁명기에는 배고픔과 장시간 노동의 고통이라면, 현대인은 암울한 미래에 억눌린다. 다만 이것을 글로 읽다보면 너무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일과 비슷하다싶고, 때로는 우울하다고 느껴진다. 대사가 없는 만화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강렬하다. 비트음처럼 때리고 지나간다.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첫 맛은 생소하지만, 꼽씹을 수록 맛이 나는 음식과 같은 느낌을 준다. 세 가지 삶의 천형을 만화로 그린 이 책은, 사회적 리얼리즘을 형상화 한다. 뉴욕시 한복판에 사는 거지, 노숙자, 굶주린 아이, 흑인과 실업자들의 소외와 상처를 끝없이 내리는 비와 엑스레이에 비춰진 뼈들. 삶의 소외가 한 컷 한 컷 묻어난다. 

 

「집」은 서서히 고통스럽게 부랑자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 남자를 따라간다. 「L」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태고적 춤을 상상한다. 관리자는 주인공을 깨워 몰아낸다. 「대홍수」는 온난화로 큰 홍수가 일어나 사회는 혼란하다. 결국 대홍수에 휩쓸려가고 고양이만 노아의 방주에 탄다.

 

현대판 풍자와 해학이라고 해야될 듯 싶다. <대홍수>가 주는 메시지는 비범하지 않다. 오히려 뻔한 것이라 생각된 것이 그려짐으로써 멀거나 가능한 한 가지 일이 아니라 다가올 현실이라는 측면을 더욱 부각시킨 다는 점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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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베스트서평2010.09.06 18:31

진화신화
_ 김보영 /행복한책읽기,2010-06-05 00:00:00

김보영을 처음 만난 것은 <누군가를 만났어>란 작품집을 통해서였다. 당시 한국 sf문학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던 나에게 이 작품집은 큰 충격을 주었다. 예상하지 못한 재미와 수준 높은 구성과 전개를 펼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후 이 작품집에 이름을 올린 세 사람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많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거나 앤솔로지 중심의 단편만 나오면서 아쉬움을 주었다. 그러다가 특히 많은 관심을 두었던 배명훈의 장편이 나왔고, 이번엔 김보영의 단편들이 두 권으로 묶여 출간되었다. 반가운 일이다.

두 권으로 묶인 책 중에서 첫 권은 앞의 몇 편을 제외하면 이미 <누군가를 만났어>에 실린 작품이다. 아직 읽지 못한 초기작 몇 편이 나를 유혹하는데 차후 읽을 예정이다. 이번 중단편선은 sf와 판타지의 교차점에 있는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작품 중에서 하드sf가 준 재미가 무척 강렬했던 것을 생각하면 좀 의외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그녀만의 특성들이 묻어나고,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면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그 상황과 설정에 집중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들은 앞의 세 작품이다. <진화신화>는 <삼국사기> 중 고구려본기 제6대 태조대왕 실록에서 발췌한 사실 몇 개에서 시작한다. 역사적 사실은 작가의 상상력을 거치면서 진화한다. 이 진화는 종의 진화로 이어지면서 가속화되고, 민초의 아픔과 지배자의 탐욕이 맞물리면서 역사는 새로운 길로 들어간다. <땅 밑에>는 하강자라는 존재를 통해 지하 탐험이 이어지고, 그 깊고 끝을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도전과 탐험은 긴장감을 불러온다. 결말에 이르러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펼쳐진다. 작가는 하강자를 산악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데 개인적으로 이 단편을 읽으면서 동굴탐험가들이 연상되었다.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는 이전에 읽은 해외걸작 sf단편선 중 한 편이 연상된다. 그 작품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제목인 문장을 통해 상상력이 펼쳐지고, 한 특수기면증 환자의 편지를 통해 그 세계를 그려낸다. 밤도 없고, 잠도 없는 세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병인 그 행성에서 2만 5천 광년을 넘어온 문장이 자신의 병을 새롭게 돌아보고, 다른 문화와 환경이 빚어내는 현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몽중몽>은 <스크립터>와 더불어 가장 어렵게 읽었다. 이 두 작품은 인간, 존재, 추상적 관념 등이 뒤섞여 있는데 충분히 집중하지 못해서인지 그 재미를 완전하게 누리지 못했다. 꿈이 이어지고, 깨고,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나 게임 속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존재를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어려움을 겪었다.

<거울애>는 거울의 이미지를 사람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 한 소녀 소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섬뜩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나의 감정이 만약 다른 사람의 행동으로 나타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0과 1사이>는 누구나 겪게 되는 학창시절을 둘러싼 이야기인데 현실에 대한 풍자적 모습이 강하게 담겨 있다. 양자역학과 시간여행기를 통해 그려지는 미래 속의 현실은 현실의 그림자이자 가능성이 사라진 동시에 열린 시간이다. 하지만 어릴 때 경험했던 일들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마지막 늑대>는 먼 미래 이야기다. 용이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을 애완동물처럼 키운다. 이 애완동물 중 한 명이 늑대로 불리는 저항세력을 찾아오는 과정과 이유를 보여주는데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실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 소녀의 성장을 다루면서 미래의 변화를 담은 장편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노인과 소년>은 한편의 우화를 읽는 느낌을 준다. 자기 확신과 강력한 의지와 뚜렷한 목적의식이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 written by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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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추천도서2010.09.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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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책마을』주문들 하셨나요? ^^ 열심히 읽고들 있다구요?
네네,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답니다.
회원님들이 다들 열심히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저희가 힘이 쑥쑥!!

그 보답으로 리뷰를 올려주시기만 해도 마일리지 2000점!! 마구 드립니다.
마일리지 2000점이면 정가 만원의 책 한 권을 서평도서로 받아갈 수 있다는 것 아시죠?
(아, 물론 기본활동 열심히 하시고 기본 3개 이상의 서평을 올려주신 후에 말씀이지만도)

그리고
언젠가는 풀려고 했던 저 멋진 책들을 모두 걸었습니다.
그러니 다들 재밌게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기간도 한 달 동안 넉넉히 잡았으니
멋진 리뷰 부탁드립니다.

참참, 이벤트 포스터를 스크랩하여 널리널리 알려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면 제가 확인하여 마일리지 500점씩 드릴게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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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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