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베스트서평2010.05.17 14:54

내 집 마련의 여왕
_ 김윤영/자음과 모음(이룸),2009-12-15 00:00:00

하루는 친구가 경매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말에 나는 '경매도 공부해야 하는거야?'라며 순진한 얼굴로 되물었다. 친구는 다소 실소를 날리며 내게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부동산이 최고라고 답해줬다. 우리같은 서민이 그나마 중산층이라도 되려면 물 좋은 부동산을 잡아야 한다고. 그것의 시작이 경매라고 했다. 나는 처음에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재테크는 열심히 모으면 되는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와 긴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난생 처음 내 재테크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안쓰고 모으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내 집 마련의 여왕'의 주인공 역시 어떤 면으로 보면 나와 닮아있다. 열심히 일하며 정직하게 살아왔지만 재테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그것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다. 그녀는 믿었던 지인에게 보증을 서줬지만 곧 배신당한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열심히 가꾸던 집을 경매로 넘길 상황이 처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그때 '정사장'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제안을 한다. 집을 구해주는 대신 자신의 일을 도와 달라고 말이다. 그렇게해서 그녀와 정사장은 손을 잡게 된다.


부동산, 경매, 실물경제에 대한 공부를 단내나도록 한 그녀는 마침내 일을 시작한다. 그녀의 일이란 바로, 자신의 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꼭 맞는 '소울하우스'를 찾아주는 일이다. 부모를 잃은 고아 형제에게 단 돈 몇 천만원으로 햇빛이 잘 드는 집을 찾아줘야했고, 치매로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박 노인에게는 그가 평생 살고싶어하는 집을 감으로 알아맞춰야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을 둔 부모에게 아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집을 찾아줘야했고, 뉴타운 개발로 인해 쫓겨나게 된 이 간호사에게는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딱 맞는 집을 찾아줘야했다.


그렇게 정사장과 함께 일련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인공은 서서히 대한민국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부동산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소울하우스를 찾기가 얼마나 하늘에 별따기인지 말이다. 예전처럼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편안히 안길 수 있는 집은 거의 사라져간다. 조금만 목이 좋은 자리다 싶으면 몇 십층의 초고층 브랜드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선다. 어딜가든 똑같은 모습의 아파드들-인공 조명과 함께 찬란하게 빛나는 분수, 지하 3층까지 파놓은 주차장, 멀리 안나가도 바로 옆에 갖춰진 여러 편의 시설들-이 서울 어디를 둘러봐도 똑같이 자리잡고 있다. 그저 살기 위한 집은 끝났다. 대한민국 중산층으로 사려면 어느어느 곳에 아파트 한 채쯤은 가지고 있어야하는 시대를 살고있는 것이다. 참으로 씁쓸했다.


하지만 책장을 덮을때는 입 안에 맴돌던 씁쓸함이 사라졌갔는데,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에서도 결코 희망을 놓을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팔지 말라는 집을 판 주인공은 남편과 딸과 함께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그 모든 돈은 정사장의 재단에 맡긴 채 말이다.
'우리에게 집이란 건, 삶과 연동된 작은 일부일 뿐, 우리 삶이 변하면 집의 가치도 변할 것이다.....희망, 나는 그걸 믿는다.'
비록 책 속의 주인공이지만 그녀에게서 나는 희망을 봤다. 그저 돈의 목적으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집이지만, 언젠가는 그 속에서 희망을 본 사람들에 의해 변할 것을 말이다. 아직도 나처럼, 순진할 정도로 집을 영혼의 안식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희망 말이다.



- written by poison
신고
Posted by 리더스가이드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