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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_ 맨디 하기스 저/이경아 역/상상의 숲,2009-11-10 00:00:00

생각해봤다. 책도 하나의 종이에 불과할진데, 아무리 지식과 창조의 향연이라한들, 이렇게 집에다 모아대는 거 환경오염 아닐까.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책욕심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도서관만한 서가를 집에 가졌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용돈을 꼭 책구입에 쏟아붓고 있었고, 책을 소장하는 맛을 들인 다음부턴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는 게 싫어졌다. 그 후, 대학을 졸업하자, 책은 그냥 책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들어가고 서평으로 남기면 굳이 소장할 필요 없지 않나 싶어진 것이다. 하지만 도서관 왔다갔다 하는게 귀찮아서 나는 옷을 안샀으면 안샀지, 또 책을 산다. 책을 끌어안고 좁은 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냥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면, 정말이지 책을 보관하는 게 무슨 의미일까, 싶어진다. 책도 한낱 종이고, 종이는 나무로 만드는데, 내가 책을 이렇게 끌어안고 있음 도대체 나 땜에 죽어간 나무는 몇 그루며, 파괴된 숲과 산림은 또 몇 헥타르란 말인가.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는 말그대로 숲과 나무 그리고 종이의 현실을 다룬다. 정확히 말하면 숲과 나무를 찾으러 떠났다가 산림훼손과 종이가 만들어지는 현실을 목격하고 돌아온 저자의 고백담이자, 종이를 아껴야 하는 이유이자, 실천방안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종이 또한 원료는 전부 수입해온다고 한다. 새종이를 만드는 데도 엄청난 산림을 훼손해야 하지만, 헌종이를 재활용하는 데에도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그래서 요즘은 각종 카드 고지서나 요금 고지서를 이메일로 수령할 수 있게 하기도 하고, 기업에서는 중요한 문서가 아닌 경우에 한해 이면지 사용을 적극 권장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걸 지키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우리에게 종이는 그저 제일 얻기 쉽고, 가장 쓰기 쉬운, 자원으로 인식되지도 않는 그런 자원에 불과한 것이다. 화장실에서나 부엌에서나 줄기차게 쓰는 두루마리 휴지나 일회성 물티슈, 행주 대신 쓰는 키친타올 등 사용하지 않아야 할 곳에서 종이 아니, 나무를 낭비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우리는 자연이 무궁한 자가재생능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원래 자연은 그럴지 모르지만 이미 한 번 훼손된, 개발이란 이름으로 인간의 손을 거쳐 파헤쳐진 자연에게는 절대 자가재생능력이 없다. 요즘은 자연산림보다 나무농장이 더 많다고 한다. 목적에 필요한 나무를 얻기 위해 일정량의 땅에 나이도, 종류도, 크기도 모두 같은 나무를 심는 것. 이게 바로 나무농장이다. 나이도, 종류도, 크기도 모두 다른, 각각의 특색 있는 나무들이 자라야 할 땅을 의도적으로 벌목해 인간의 목적에 맞추어 가꾸는 것이 어떻게 자연을 위하는 일이겠는가. 한 번 훼손된 산림은 제 기능을 하기까지 수백년에서 수천년의 재생시간을 거쳐야 한다고 하니, 지금 우리의 자연훼손은 단지 우리의 불편에 그치지 않고 후손, 후손의 후손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입힐 것이다. 이게 잘하는 짓일까.


저자는 개인이 사용하는 1년어치의 종이량을 상기시키고, 이 중 불필요한 대부분의 종이사용을 불허한다. 일을 할 때나 공부 할 때 인쇄해야 할 내용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메모를 하더라도 깨끗한 종이보다 이면지나 못쓰는 종이 즉 버리게 된 편지봉투 뒷면이나 신문지 귀퉁이 등을 충분히 활용하기를 권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종이 재활용 능력이다. 사용한 종이를 등급별로 재활용만 잘해도 재활용하여 쓸 수 있는 양질의 종이를 늘일 수 있다고 한다. 끈적한 스티커나 음식 찌꺼기 등 불순물이 포함된 종이는 재활용 할 때 수고 또한 적지 않으니, 이왕이면 조금 신경 써서 재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그에 못지 않은 효과적 종이 사용법이라면 때와 장소에 맞는 종이질을 사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해리포터의 마지막 편을 재생종이로 출판하기로 해 큰 반향을 일으킨 출판팀을 본받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습관과 능력이 자연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다. 바로 며칠 전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회의 또한 그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자연을 훼손함으로서 우리가 사는 환경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후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미 훼손된 환경을 원래대로 돌이키기란 정말 어렵다. 자연을 파괴하여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생태를 위협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 도심으로 내려오는 멧돼지들을 사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멧돼지가 왜 도심으로 내려오는지 반성의 계기를 갖는 게 인간이 할 일이다. 익숙하고 손쉬운 종이를 아무렇게나 쓴 댓가로 인간이 받아야 할 고통의 벌은 정말이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커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 written by 깊은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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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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