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book inside2009.06.27 23:02

 

제대로 된 사기꾼치고 풍모에서부터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말솜씨며 행색, 게다가 내세우는 모든 것들이 다 그럴싸하다. 그러니 1920년대 미국 암흑가를 주름잡던 갱의 대명사 알 카포네라도 속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당시 경찰보다도 더 무섭다던 알 카포네를 속여 거액을 챙긴 빅터 리스틱의 이야기다.

 

 러스틱이 어느 날 불쑥 알 카포네를 찾아갔다. 그는 유럽식 악센트를 쓰며 자신을 러스티 백작으로 소개한 뒤, 대뜸 "5만 달러만 내게 투자하면 두 배로 부풀려 주겠다"고 제안했다. 알 카포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나 러스틱에게는 은근히 끌리는 면이 있었다. 기품 있는 행동과 말투, 그리고 자신감 등등. 그래서 알카포네는 한번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알 카포네는 5만 달러를 즉석에서 건네주며, "당신이 말핸 대로 60일 안에 두 배로 갚으라"고 말했다.

 

러스틱은 5만달러를건네받자마자 그 돈을 곧장 시카고의 한 은행금고에 보관한 뒤 뉴욕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두 달 동안 자신이 추진중인 다른 사업(?)에만 몰두한 채 5만 달러를 부풀리기 위한 노력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60일째 되는 날, 그는 은행금고에 맡겨두었던 돈을 찾아가지고 알 카포네를 방문했다.

 

러스틱은 대단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카포네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추진하던 계획이 실패했습니다."

 

알 카포네는 러스틱의 낙담한 얼굴을 쳐다보면서 이 인간을 어느 강물에 처넣을까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러스틱이 코트 안에서 조용히 5만 달러를 꺼내놓는 것이었다.

 

"당신이 제게 주신 돈입니다. 5만 달러에서 1센트도 빠지지 않을겁니다. 이번 일은 제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결과를낳았습니다. 꼭 서너 배 이상으로 부풀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계획도 치밀했는데, 그만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일이 터지는 바람에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나 열심히 이 돈을 부풀리려고 노력했는지는 하느님도 아실 겁니다." 그러면서 정말 실망한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당신에게까지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되겠기에 원금을 마련해 가져왔습니다."

 

알 카포네는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난 당신을 처음 봤을 때 사기꾼이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내 돈을 가지고 도망가거나, 아니면 이 돈을 밑천으로 또 다른 사기를쳐서 정말로 배로 부풀려올 걸로 예상했는데, 어쨌든 내 판단이 틀렸소."

 

"정말 죄송하니다. 카포네 씨. 그럼."

 

러스틱이 정중히 인사하고 그곳을 나서려는데, 알 카포네가 그를 불러 세웠다.

 

"당신같이 정직한 사람은 최근에 본적이 없고, 내 성의로 받아주시오." 그러면서 알 카포네는 1000달러짜리 지폐 다섯장을 러스틱에게 건넸다. 러스틱은 몹시 놀란 표정으로 주저주저하다가 끝내 고맙다는 말을 덧분이며 그 돈을 받았다. 그러고는 곧 그곳을 떠났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거금인 이 5000달러야말로 러스틱이 처음부터 노렸던 돈이었다.

 

- <패러독스 범죄학>(메디치) 중에서


패러독스 범죄학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이창무 (메디치미디어, 2009년)
상세보기


신고
Posted by 리더스가이드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