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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서평2009.06.18 15:06
미스터 후회남
_ 둥시 (지은이), 홍순도 (옮긴이)/은행나무,2008-12

살면서 한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후회를 한다. 이미 벌어진 일, 이미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도 소용없다. 자꾸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상황을 상상하고 있다. 나도 후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쩡광셴은 입이 방정이다. 입만 방정인가? 몸도 방정을 떤다. 존재 자체가 마치 사고를 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때 남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뜨려 아버지는 비판 투쟁대회에 끌려나가 초죽음이 되어 돌아오고, 엄마는 자살을 한다. 분명히 무거운 소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쩡광셴의 그런 방정맞음으로 인해 웃긴 에피소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장면을 웃기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무거워진다. 작가는 가벼운 문장으로 독자를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쩡광셴이 뭘 했다 하면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가 일어난 후에 그가 후회를 해 봤자 달라지는 것이 없다. 아버지가 멀쩡해지는 것도 아니고 죽은 어머니가 살아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성장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쩡광셴은 잘못을 알기만 할 뿐 고치지 못한다.

  가족들과 헤어져 세상에 혼자가 된 다음 그에게는 여러번의 '사랑'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찾아온다. 아니, 사랑의 기회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우유부단함과 모자람, 그리고 세 치 혀의 힘으로 그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50이 될 때 까지 여자는 알아보지도 못한 채이다.  대체 이 남자는 뭐가 잘못된 것일까?

  책의 에피소드는 웃긴다. 하지만 그 에피소드를 읽고 있는 내 마음은 계속 무거웠다. 쩡광셴을 웃기다고만 생각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습은 비춰보지 않고 책을 글자로만 읽은 것이다. 내 자신이 매번 후회하는 모습은 이와 다르지 않다. 단지 빈도의 차이일 뿐이다. 쩡광셴은 우리보다 운이 훨씬 안좋았고, 우리보다 훨씬 둔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지 우리도 그의 모습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작가가 담고자 했던 풍자는 쩡광셴이라는 캐릭터에 아주 확연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중국 소설이다보니 우리와 다른 환경이 많이 언급되었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중국 사회가 변함에 따라 뒤로 갈수록 점점 익숙한 배경이 되고 실제로 앞에서 계속 읽어와서 조금 적응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후회와 같이 일관되게 등장하는 소재는 '성'이다. 우리와 다른 사회체계와 성에 대한 직접적이고 빈번한 언급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 하다. 쩡광셴이라는 캐릭터에 답답해서 책을 읽기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럴땐 자신의 사소한 것에 후회하거나 걱정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그러면 그렇게 답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후회,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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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더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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